트럼프 오늘밤 中도착…이란·대만·무역 놓고 내일 시진핑과 담판

9년 만에 베이징 찾는 트럼프…14~15일 시진핑과 최소 6차례 대면
머스크·팀 쿡 등 동행…AI 소통 채널 구축 및 관세·투자 현안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옆 김해공군기지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10.30 ⓒ 로이터=뉴스1

(서울·워싱턴·베이징=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류정민 정은지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들어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최근 이란과의 종전 협상 난항으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양국 정상은 안보와 경제를 아우르는 폭넓은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밤 베이징에 도착해 14일 오전 공식 환영 행사와 양자 회담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오후에는 양국 정상이 명·청 시대 황제가 풍년을 기원하던 제단인 톈탄(天壇·천단)공원을 함께 관람하며 친교 일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중국 당국은 국빈 방문 예우를 위해 12일부터 천단공원 주요 시설의 개방을 중단하고 보안 점검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미 대사관 인근 호텔과 식당 역시 사전 예약을 중단하고 삼엄한 경비에 들어가는 등 긴장감 속에 국빈 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12일 오전 주중 미국대사관 인근 쇼핑몰에 설치된 주차콘 모습. ⓒ 뉴스1 정은지 특파원

이번 방중은 2017년 11월 이후 약 9년 만이며,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에서 회담을 가진 이후 7개월 만의 재회다. 두 정상은 15일까지 이어질 방중 기간 중 최소 여섯 차례 이상 대면하며 고위급 소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란·러시아 등 안보 현안 집중 논의…中 "안정성 필요"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번 회담의 최대 의제는 안보 현안이다. 미국 측은 중국이 이란과 러시아에 제공하는 경제적 지원과 무기 전용 가능성이 있는 이중용도 부품 수출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할 방침이다. 특히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 행사에서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 비중이 40%에 달하기 때문에 시 주석도 현 상황이 조속히 마무리되길 원할 것"이라며 에너지 문제와 이란 사태를 핵심 의제로 언급했다.

이에 대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미 관계는 세계에 안정성과 확실성을 주입해야 한다"고 밝히면서도,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대해서는 "불법적 일방 제재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자국 기업 권익 보호 입장을 강조했다.

대만·핵·AI…갈등 속 관리와 소통 시도

대만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대만 무기 판매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시 주석과 직접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 주석은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중단을 원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번 회담의 주요 쟁점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또한 미국 측은 중국의 급격한 핵전력 확대와 인공지능(AI)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할 계획이다. 양국 간 AI 관련 소통 채널 구축 필요성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는 과거 합의 위반 사례를 지적하면서도 충돌 방지를 위한 제한적 소통 채널 구축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관리 중심 접근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갈등 완화 이후 '휴전' 관리 국면…경제 성과 주목

불과 1년 전만 해도 양국은 사실상 무역전쟁 상태였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키웠다. 이후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부산 정상회담을 계기로 1년간 '무역 휴전'이 성립됐지만,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12일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묵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중 미국대사관 인근 특급호텔 로비에 금속탐지기가 설치됐다. ⓒ 뉴스1 정은지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관세 정책 측면에서 법적 제약에도 직면해 있다.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조치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평균 대중 관세율이 크게 낮아졌고, 이를 임시로 대체하는 10% '글로벌 관세'에 대해선 국제무역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국 정상은 지난해 합의한 무역 휴전의 이행 상황 점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분야에서는 항공기 및 농산물 구매 확대 등 실질적 성과 도출이 핵심 과제다. 특히 보잉은 중국과 737 맥스 여객기 대규모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될 경우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 거래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양측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제안한 '무역위원회' 설치를 통해 비민감 품목 교역을 관리하는 메커니즘 구축과 희토류 관련 합의 연장도 협의할 예정이다.

머스크·쿡 동행 경제사절단…젠슨 황은 제외

이번 방중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등 미국 주요 기업 경영진 12명 이상이 포함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금융·IT·항공우주·농업 분야 기업들도 대거 참여한다.

반면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는 합류 의사를 밝혔으나,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중국 측 구매 제한 등 AI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번 회담 이후 올해 후반 시 주석 내외의 워싱턴 답방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번 방중이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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