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중 임박…시진핑과 '이란·대만·무역' 세기의 담판

美, 이란 전쟁 中 중재 역할 압박 지속…중국은 적정선 개입하며 실리 추구
미국산 항공기·농산물 등 수입 확대 요구할 듯, 中은 301조 조사 문제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만나 회담하기 전 악수를 나누며 서로를 응시하고 있다. 2025.10.30 ⓒ 로이터=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4~15일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주한다.

지난해 10월 말 한국 부산에서 만난 이후 7개월여 만의 재회이자,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는 2017년 11월 트럼프 1기 때 방중 이후 거의 10년 만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이란 전쟁, 대만 문제, 무역 분쟁 등 복합적이면서도 다양한 여러 충돌 현안을 조율해야 하는 자리로, 양국 정상이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매듭 짓지 못한 이란 전쟁, 미중 정상회담 최대 변수로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변수 중 하나는 이란 전쟁이 꼽힌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서 이란 해안 봉쇄로 맞불을 놓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을 차단하는 것으로 이란과 중국을 동시에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

이란에 상당한 경제·외교적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핵 협상과 종전 논의 과정에서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역할을 하게 하려는 미국의 포석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푸는 데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유럽 동맹과 한국, 일본, 호주 등 동맹은 물론 중국도 동참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브 데인스(몬태나주·공화) 상원의원이 방중해 리창 총리와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 왕이 외교부장 등 중국 지도부를 잇따라 만난 것도 미국 측의 이러한 의도를 중국 측에 전하고 회담 의제로 다루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읽힌다.

중국은 미국과 이란 간 중재에 나서면서도, 중동 안보 문제에 깊숙이 개입하는 데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4월 7일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이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관련국들과 26차례나 통화하며 중재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중국을 다녀간 뒤, 미국과 이란 간 한쪽 짜리 합의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은 중국 기업이 이란에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MANPADS)을 보내려 한 정황을 포착하는 등 평화 중재라는 표면적 모습 뒤에는 이란에 대한 군사 지원 정황 등 이중적 모습도 포착된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이란 전쟁 중제에 적정선에서 개입하되, 무역, 인프라, 인공지능(AI)등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더아시아그룹(TAG)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경제적 이익은 극대화하면서도 안보 책임은 떠안지 않으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10월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옆 김해공군기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中, 대만 문제 강조…'독립 지지 반대' 요구 가능성

대만 문제는 중국 측이 미국 측의 입장 변화를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안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달 1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도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의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대만 관련 공식 표현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반대한다' 수준으로 강화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2기 한층 격화한 미중 무역 전쟁…휴전 기조 이어갈 듯

휴전 상태에 있는 양국 간 무역 전쟁도 이번 회담의 피해 갈 수 없는 핵심 의제다.

미중 무역협상을 주도해 온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달 1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이달 초 화상협의를 진행하는 등 양국은 막바지 의제 조율 중이다.

여전히 대중 무역적자 규모가 큰 미국은 중국이 항공기·농산물·에너지 제품을 더 많이 사들이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중국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와 핵심광물의 원활한 공급을 재차 확인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상무부 출신의 크리스토퍼 파디야는 "미국이 중국의 구매 확대와 함께 '미중 무역위원회' 같은 협의체 신설도 주요 성과로 추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한층 격화한 관세 전쟁 휴전을 이어가길 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를 근거로 한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미국 측이 이를 대체할 수단으로 삼고 있는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과잉생산과 강제노동에 대한 조사가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최대 145%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고 중국도 125% 보복 관세로 대응하며 무역전쟁이 격화한 바 있다.

이후 양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베선트 장관과 허 부총리가 마주하는 고위급 회담을 열고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115%포인트 낮추는 데 합의했다.

또 작년 10월 말 한국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추가로 관세 완화 조치를 취함에 따라, 지난해 11월 10일부터 1년간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는 30%에서 20%로, 중국의 대미국 추가 관세는 10%로 유지된다.

다만 미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이어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가 위법이라는 무역법원의 1심 결과까지 나온 상태여서 관세에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력은 약해져 있는 상황이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허 부총리는 베선트와의 화상 통화에서 미국 측에 최근 경제와 무역 분야에서 중국을 상대로 취한 조치에 우려를 표명했는데, 이는 미 재무부가 이란 원유를 구매한 중국 정유사인 헝리그룹을 제재하고,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AI 기술관련 대중 수출통제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문제도 거론 가능성…"북미대화 재개는 시기상조"

북한 문제도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외교 재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커트 캠벨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최근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관여 방안에 대해 시진핑 주석에게 물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현재 북한은 과거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핵·미사일 개발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캠벨 전 부장관은 "북한이 과거만큼 미국과의 외교에 관심이 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며 "현재 북한이 원하는 조건은 미국의 핵보유국 인정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17년 11월 첫 임기 때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왼쪽)가 8일 베이징(北京)에서 시진핑(習近平, 오른쪽 두번째) 중국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쯔진청(紫禁城·자금성)을 둘러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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