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교황인데요"…레오 14세 전화 끊은 美은행 직원

즉위 뒤 시카고 은행 고객정보 바꾸려다 '장난 전화' 오해

교황 레오 14세. 2026.04.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 시카고 출신의 교황 레오 14세가 즉위 뒤 은행 고객정보를 바꾸는 과정에서 자신을 교황이라고 소개하자 은행 직원이 장난 전화로 여기고 끊어버렸단 일화가 공개됐다.

7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의 오랜 친구 톰 매카시 신부가 지난달 29일 미 일리노이주 네이퍼빌의 성 베드로와 바오로 성당에서 열린 가톨릭 모임에서 이 같은 사연을 소개했다.

매카시 신부는 레오 14세를 "정말 겸손한 사람"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이 같은 일화를 전했다.

매카시 신부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즉위 약 2개월 뒤 시카고의 한 은행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계좌에 등록돼 있던 전화번호와 주소를 바꾸려 했다. 교황은 당시 통화에서 즉위 전 이름 로버트 프리보스트로 자신을 소개하고 은행 직원이 요구한 본인 확인 질문에도 모두 답했으나, 은행 직원은 고객정보를 바꾸려면 지점을 직접 방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고 한다.

이에 교황이 직접 방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가 레오 교황이라고 말씀드리면 달라질까요"라는 취지로 묻자, 해당 직원은 전화를 끊어버렸다는 게 매카시 신부의 설명이다.

교황은 이후 버니 시애나 신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시애나 신부가 해당 은행장과 연락이 닿아 교황의 고객정보를 변경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은행장은 처음엔 앞서 직원과 마찬가지로 "은행 방침상 고객정보 변경 땐 본인이 내점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시애나 신부가 "교황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길 수 있다"고 전하자 정보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ANSA 통신도 이 같은 일화를 전하며 "레오 14세가 즉위 직후 바티칸 은행에도 개인 계좌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바티칸 측은 해당 일화의 진위 등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고 NYT가 전했다

레오 14세는 미국 출신의 첫 교황으로 시카고 인근 가톨릭 공동체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