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R 中전문가 "미중 경제전쟁 길게 봐야…韓기업 철저한 대비를"
[NFF 2026] "2026년 11월 10일은 '폭풍 전야' 끝나는 날"
中, 자립 경제체제 구축…"韓기업에 가격 압박·수익성 악화 직격탄"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류종위안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말 부산에서 미국과 중국 정상이 합의한 공급망 휴전이 6개월 후면 종료된다며 한국 기업을 향해 기민한 대응을 촉구했다.
류 연구원은 7일 '회복에서 도약으로: 규범 없는 국제질서 속 한국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개최된 '뉴스1 미래포럼 2026(NFF 2026)' 화상 기조강연에서 "2026년 11월 10일은 미-중이 합의한 희토류 및 배터리 소재 공급망 유예가 종료되는 시점"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경제적 최전선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현 정세를 단순한 무역 전쟁이 아닌 '긴 경제 전쟁(Long Economic War)'으로 규정했다. 그는 "강대국 간 경쟁 도구가 군사와 외교에서 경제적 수단으로 결정적으로 옮겨갔다"고 봤다.
그는 "작년 4월 중국 상무부가 한국의 배터리, 전기차, 항공우주 기업들에 직접 서신을 보내 소재의 최종 사용자 정보를 요구한 것은 중국이 자신의 레버리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보여주는 구체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중국이 지난 3월 발표한 제15차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키워드로 '자립(Self-Sufficiency)'을 꼽았다.
류 연구원은 "중국 지도부는 기술 혁신을 통해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고, 수출을 통해 산업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거대한 도박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과잉 생산 규모가 한국 주요 산업에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류 연구원은 "중국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글로벌 수요의 2배에 달하며, 조선 분야에서도 이미 신규 수주에서 한국을 제치고 전 세계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과잉 생산은 중국 성장 모델의 부산물이지만,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가격 하락 압박과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철강, 배터리, 조선 등 한국의 주력 산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의 파고를 그대로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추진하는 방어 전략의 두 축으로는 '공급망 지배'와 '위안화 전략'이 제시됐다.
류 연구원은 "한국 배터리 소재 비용의 65~75%가 중국산 전구체에서 발생할 정도로 한국은 중국 공급망 하류(Downstream)에 묶여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이 위안화 결제망을 넓히는 것은 달러 패권 도전이 아니라, 서방 제재에 대비해 자유로운 행동권을 확보하려는 '강압 저항적 구조(Coercion-Resistant Architecture)'를 만드는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극단적 상황에 대비해 위안화 기반 결제 시스템이라는 백업 옵션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 연구원은 "2026년은 미중 정상회담 등으로 표면적인 평화가 유지될 수 있지만, 이는 관계 개선이 아닌 전술적 일시 정지일 뿐"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유예 기간이 끝나는 시점을 철저히 대비해 생존 전략을 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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