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에너지 가격 아직 정점 도달 안 해…연준 의장 임기 종료 후에도 잔류"

"고유가發 인플레이션 지속 예상…당분간 전쟁 상황 지켜볼 것"
"美행정부,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마지막 기자회견서 강력 비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신기림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9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 의장 임기 종료일인 5월 15일 이후에도 "일정 기간" 연준 이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은 연준이 이란 전쟁 상황을 "지켜보며 추이를 살필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관세와 유가 급등으로 인해 2% 목표치를 계속해서 상회하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언제 재개될지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에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지금 당장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없지만, 연준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위원회 내에서 대체적인 합의가 있다"며 "나를 포함한 일부 위원들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하며 중동 정세와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연준 위원 8명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지만, 199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4명의 위원이 동시에 FOMC 결정에 이견을 표출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를 두고 파월 의장은 "위원회 내에서 다양한 견해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연준 위원들은 각기 다른 위험 감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연준 의장 임기가 끝난 후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법적 소송이 해결될 때까지 연준 이사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연준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까지다.

파월 의장은 "오랫동안 은퇴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3개월 동안 일어난 일들 때문에 최소한 그 기간이 지날 때까지는 남아서 일을 마무리 짓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미 법무부의 연준 수사가 "대중에게 정말 중요한 가치인 '정치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통화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능력'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어 우려된다"며 "이러한 공격들이 연준이라는 기관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연준의 독립적인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중앙은행의 이러한 특성은 성공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를 구분 짓는 척도라고 강조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신임 의장의 "그림자 의장"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임 의장을 지원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연준 본부 신축 과정에서 예산 초과가 발생한 경위와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 내용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해 왔다. 이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 온 파월 의장을 겨냥한 표적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기자회견은 파월 의장이 연준 의장 임기 중 가지는 마지막 기자회견이다.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는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후보에 대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파월 의장은 워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압력에 맞서 독립성을 유지할 것으로 확신하냐는 질의에 "그는 청문회에서 그 취지에 대해 매우 강력하게 증언했다"며 "나는 그의 말을 그대로 믿을 것"이라고 답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