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MCA 보고 왔는데"…외국 車업체, 美시장서 저가모델 철수 경고

트럼프 관세에 USMCA 불안정성…북미 공장 경쟁력 악화

2023년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 기자간담회장에 전시된 도요타의 대표 중형 세단 캠리(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닛산·현대차·도요타 등 북미 생산망을 활용하는 해외 자동차업체들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개정이 무산되거나 약화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저가형 모델을 철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디트로이트 기반의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SUV와 트럭에 집중하면서 사실상 미국 소비자에게 소형·저가 신차를 공급하는 주요 주체였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북미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해외 자동차업체들은 손실 누적을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USMCA를 체결해 관세 없는 자동차 거래를 보장했으나, 2기 집권 후 비미국산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공급망을 흔들었다. 행정부는 올해 협정 재검토 과정에서 USMCA 폐기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업계는 관세가 유지되면 저가 모델 생산이 불가능해진다고 호소하며, 이미 그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내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무역 단체인 오토스 드라이브 아메리카의 제니퍼 사파비안 회장은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USMCA가 제공하는 안정성과 규모의 경제 없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차량을 계속 생산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미국에서 신차 평균 가격은 약 5만 달러(약 7362만 원)로, 이미 많은 미국인에게는 너무 비싼 가격이다. 구매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보다 저렴한 옵션으로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닛산 센트라(2만2600달러 시작)와 한국에서 수입되는 현대차 베뉴(2만550달러)가 있다.

미 행정부는 일부 관세 환급과 캐나다·멕시코 철강·알루미늄 업체에 대한 조건부 완화 조치를 내놓았지만, 자동차 업계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캐나다·멕시코 생산 차량에 대한 관세가 지속되면서 일본·한국에서 수입되는 저가 모델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일본과 한국산 차량은 15%의 관세가 부과되지만 생산 비용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온라인 자동차 쇼핑 가이드인 에드먼즈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저렴한 신차 10대 중 8대는 본사가 해외에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차량이다. 나머지 두 대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제너럴 모터스(GM)의 소형 SUV다.

결국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기업은 북미 공장의 대미 수출이 제약을 받으면 경쟁력 있는 자국산 차를 수출하면 되지만, 캐나다와 멕시코 자동차 기업은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미 무역대표부는 캐나다의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에 대응해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이고, 멕시코 측에는 개정된 USMCA에서도 일정 수준의 관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온도차가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USMCA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캐나다는 강경하게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분야에서 관세 완화가 재협정의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하는 반면, 멕시코는 자국이 "무관세 시대에 집착하지 말고 미국이 부과하려는 관세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실용적 태도를 보였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