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美 정밀무기 재고 '뚝'…中·러 대비태세 약화 우려

NYT "JASSM-ER 1100발·토마호크 1000발 이상 사용"
"패트리엇도 연 생산량 2배 소모"…백악관 "무기 충분해"

지난달 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 대한 군사 공습 이후 한 남성이 파손된 주택들 밖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있다. 2026.03.15. ⓒ AFP=뉴스1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첨단 정밀무기를 대량 사용하면서 아시아와 유럽 등 다른 전구의 대비태세가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가 인용한 미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2월 말 이란과의 전쟁 개시 이후 장거리 스텔스 순항미사일 JASSM-ER 약 1100발을 사용했다. 현재 남은 물량은 약 1500발로 추산된다. JASSM-ER은 적 방공망 밖에서 고정 표적을 타격하도록 설계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로서 중국과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한 핵심 무기로 꼽힌다.

미군은 개전 이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1000발 이상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도 미군이 이란전 개전 후 4주 동안 토마호크 850발 이상을 사용해 재고 부족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달 말 토마호크 미사일 재고를 3000발대 초반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군의 방공용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소모도 컸다. NYT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 전쟁에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1200발 이상을 사용했으며, 이는 작년 생산량의 약 2배 수준이다. 이와 관련 CSIS는 "패트리엇과 THAAD, SM 계열 요격미사일 등 핵심 방공탄 재고가 크게 줄었다"며 "일부 무기는 재고 회복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처럼 무기 소모가 커지면서 미 국방부는 아시아와 유럽에 배치해뒀던 탄약과 장비 일부를 중동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비용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이란과의 '2주 휴전' 합의 직후인 이달 8일 기준으로 '장대한 분노 작전', 즉 대이란전의 추가 비용을 250억~350억 달러로 추산했다. CSIS는 개전 초기 100시간 비용만 약 37억 달러, 하루 평균 8억 9000만 달러 수준으로 계산했다.

미 백악관은 이 같은 무기 재고 부족 우려를 부인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전제 자체가 거짓"이라며 미국은 본토 방어와 군사작전 수행에 충분한 무기와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도 작전보안상 특정 전구의 요구량이나 전 세계 자산 배치 현황은 언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란전이 당장 미국의 전쟁 수행 능력을 고갈시킨 것은 아니지만, 대만해협과 동유럽 등 다른 잠재 전선에서 단기적 위험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