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일 "이란 내분 심각" 심리전…이란 "언론 공작 맞서야"

트럼프 "누가 국가 이끄는지 모르는 대혼돈"…"갈리바프 협상대표 사퇴" 보도
모즈타바, SNS에 "단결 해치려는 시도 경계"…지도자들 일제히 "확고한 단결"

22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건물에 호르무즈 해협 관련 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2026.4.22. ⓒ 로이터=뉴스1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강민경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추가 종전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한 채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에서 봉쇄 대결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측이 '이란 지도부 내분'을 거듭 부각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란은 누가 국가를 이끌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대혼돈 상태"라며 "그래서 그들이 혼란을 수습할 수 있도록 잠시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주 휴전' 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 21일에도 같은 주장을 하며 "이란이 통일된 안을 가져올 때까지" 무기한 휴전 연장을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도 거듭 "이란은 자신들의 지도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데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며 "전장에서 처참하게 패배하고 있는 '강경파'와, 전혀 온건해 보이지는 않지만 '온건파' 사이의 내분이 미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외에도 일부 외신들에서도 이란 지도부 갈등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 '채널 12'가 24일 미국과의 종전 협상을 담당해 온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이란 협상단 대표직에서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채널 12는 그의 사임 배경에 강경파인 아흐마드 바히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 IRGC 장성들의 개입이 더 심해지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거부감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카타르가 '미국이 이란 항구에서 출항하는 선박 20척의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하고, 이란은 걸프국 선박 20척의 안전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보장한다'는 중재안을 제안했지만 IRGC 강경파에 의해 무산된 것이 결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채널 12는 "현재 이란에는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거나 그럴 능력이 있는 인물이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최근 이란 내에서 갈리바프 국회의장을 포함한 협상파와 IRGC 사령관 등 강경파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를 중심으로 '분열' 주장이 잇따르자 이란 최고위 지도자들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단결'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엑스(X)를 통해 "국민들 사이의 단결로 인해 적에게 균열이 생겼다"며 "적의 언론 공작은 국가의 단결과 안보를 해치려는 의도다. 방심하는 사이에 이러한 사악한 의도가 실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갈리바프 의장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와 함께 X를 통해 "이란에 강경파나 온건파는 없다"며 "우리는 모두 '이란인'이자 '혁명가'일 뿐"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국가와 정부의 확고한 단결, 최고지도자에 대한 절대적 복종을 통해 침략자들이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며 "신은 한 명, 지도자도 한 명, 국가도 하나, 길도 하나다. 그 길은 이란에 있어 생명보다 소중한 승리를 향한 길"이라고 밝혔다.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제1부통령 또한 성명을 공유하며 "이란은 분열의 땅이 아닌 단결의 요새"라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군부와 정치권의 불화설을 일축하며 "전장과 외교는 하나의 전쟁 안에서 완벽하게 조율된 두 개의 전선"이라고 주장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