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흑인 대법관까지 "저지능" 폭언…우생학 인종차별 확산

최초 흑인 여성 대법관 모욕…민주당 유색 인종 의원도 표적
우파 진영서 동조 분위기…"트럼프 2기서 '머리 크기' 관심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각을 세우는 인물들에게 '저지능자'라며 막말을 쏟아붓는 것과 맞물려, 미국 내 극우 진영에서도 우생학에 대한 언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커탄지 브라운 잭슨 연방대법관을 가리켜 "어떻게든 법관 자리에 오른 새로운 저지능 인물(Low IQ person)"이라고 공격했다.

하버드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잭슨 대법관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으로, 2022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당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얼간이", "멍청이", "지독한 저지능자"라고 모욕하는 등 주로 유색 인종 여성들을 이렇게 모욕하곤 했다.

최근 흑인인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재스민 크로켓·앨 그린·맥신 워터스 하원의원,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앨 그린 하원의원, 팔레스타인계 가정 출신인 라시다 탈리브 하원의원 등 민주당의 유색 인종 의원들도 같은 방식으로 공격해 왔다.

최근에는 소말리아 출신인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민주·미네소타)을 겨냥하며 소말리아계 이민자들을 '저지능자'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핵심 인사였으나 트럼프 눈 밖에 나 사임한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공화당 하원의원, 이란과의 전쟁을 비판한 우파 성향 시사평론가 터커 칼슨과 메긴 캘리에게도 마찬가지로 이런 막말을 했다.

전문가들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역사적으로 '흑인들은 두뇌 용량이 더 적어 육체노동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런 발언은 흑인 사회에 특히 모욕적이라고 지적했다.

콜로라도주립대 커뮤니케이션학 교수 캐린 바스비 앤더슨은 AFP에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은 '저지능'이라는 표현을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으므로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유색인종을 '저지능'으로 규정하는 것은 미국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우회적인 인종주의적 혐오 발언(dog whistle)"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에서 골상학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상학이란 머리뼈의 크기와 형태가 지능의 지표라는 주장으로, 오랫동안 인종차별의 근거가 됐다.

일례로 유튜브 구독자 600만 명을 보유한 극우 정치평론가 베니 존슨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소말리아의 평균 IQ는 70 안팎으로, 이는 지적 장애의 기준치"라고 주장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