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트럼프와 금리인하 약속 없다"…연준 독립성 강조(종합)

상원 은행위 인준 청문회 출석…"연준 개혁 필요"
"FOMC 회의 횟수 조정 가능"…기자회견 관행도 재검토 시사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명자가 21일(현지시간) 의회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 4.2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강민경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인 케빈 워시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금리 인하에 대한 사전 합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연준의 정책 체계와 소통 방식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하면서 시장과 정치권 모두에 복합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워시는 21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절대로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논의에서도 특정 금리 결정을 미리 정하거나 약속하라고 요구한 적 없고 나 또한 그 요구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통화정책의 운영상 독립성은 필수적"라며 정치권의 발언이 곧바로 정책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최근 수년간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치명적인 정책 오류"로 규정하며, 물가 통제 방식과 정책 프레임워크 전반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빅데이터와 새로운 분석 도구를 활용해 물가를 더 정확히 측정하고, 연준 인사들의 과도한 금리 전망 발언(포워드 가이던스)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정책회의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시사했다. 현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간 8차례 회의를 개최하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최소 4회만 요구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회의 횟수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연 4회는 충분하지 않지만, 그 이상 회의를 여는 것은 적절하다"면서도 "2027년 회의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제롬 파월 의장이 2018년부터 정례화한 회의 후 매번 기자회견을 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워시는 "현재 연준 의장과 위원들이 수시로 발언하고 있어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반복적인 메시지보다 진실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자회견 자체를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만약 기자회견이 열린다면, 그날 기자들의 질문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워시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필요성도 재확인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이어져온 자산매입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연준의 정책 도구와 소통 방식 모두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선택의 결과이며 연준이 책임져야 한다"며 물가 안정에 대한 강한 책임론을 제시했다. 다만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정책 유연성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워시의 발언을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왔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켓 전략가는 로이터에 "청문회 동안 금리가 상승하고 시장이 약세를 보였는데, 이는 양적완화와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최근 상승 랠리 이후 일시적 조정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린우드 캐피털의 월터 토드는 "워시가 대차대조표 축소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은 시장에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책 체계의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노엘 딕슨은 "워시 체제에서는 연준이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며 "연말까지 한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변수도 여전히 부담이다.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파월 의장을 둘러싼 법무부 수사가 종료될 때까지 인준 절차를 지연시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4명의 상원 은행위는 공화당 13명, 민주당 11명으로 구성돼 있어 틸리스 의원 한 명만 반대해도 인준안 처리가 막힐 수 있다.

이에 따라 워시 인준이 늦어질 경우, 파월 의장이 5월 15일 임기 종료 이후에도 당분간 의장직을 유지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또 의장직과 별개로 파월의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 31일까지 이어져 의장에서 퇴임해도 이사직을 유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지난해 재집권 이후 파월이 금리를 더 과감하게 인하하지 않았다고 강력히 비판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1일에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신임 연준 의장이 금리를 신속히 인하하지 않는다면 실망할 것이라고 밝히고 연준 본부의 과도한 리모델링 비용을 두고 다시 한번 파월 의장을 비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