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원조 대신 무역" 유엔선언 추진…개도국 지원 거부

WP "루비오 국무, 전 재외공관에 주재국 지지 확보 지시"
"기존 원조, 의존성·비효율성·부패 초래…경제성공은 기업 역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2026.04.0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세계 국가에 "원조보다 무역"을 강조하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미국의 인도적·기타 지원 제공 역사를 명시적으로 거부하는 공동 선언에 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모든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4월 말까지 유엔에 해당 선언문이 상정되기 전에 각국의 지지를 요청하는 외교적 공문을 늦어도 20일까지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루비오 장관은 대사관과 영사관에 유엔 체제를 활용해 "미국 우선주의 가치를 홍보하고 미국 기업에 사업 기회를 창출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선언문은 대부분 자유 시장 가치를 옹호하고 있으며 현행 국제 원조 시스템은 "종종 의존성, 비효율성, 부패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담겨 있다.

또한 "세계의 성공적인 경제를 발전시킨 것은 정부의 원조가 아니라 민간 기업이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에 대해 한 국무부 관리는 "원조를 완전히 중단하고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에서 부를 축적하도록 하겠다는 우리의 입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인도주의 자문관으로 근무했던 샘 비거스키 외교협회 국제문제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유엔의 권위를 훼손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방침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원조 시스템을 대폭 개편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 들어 국제 원조 사업이 낭비와 사기·의존성을 초래한다며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해체하고 유엔의 다자간 협력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삭감했다.

프랑스와 독일·영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도 트럼프 행정부의 뒤를 따라 원조 규모를 축소했다. 일각에선 "대규모 원조 불황"이라고 부르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WP가 인용한 연구에 따르면 광범위한 자금 삭감으로 2030년까지 94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