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기름값에 트럼프 감세 혜택 상쇄됐다"
로이터 보도…감세 환급 이득 상쇄 위기, 특히 저소득층 타격 커
택스파운데이션 "고소득층이 새 공제 혜택 주 수혜자"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감세 법안 덕분에 올해 세금 환급액이 역대 최대 수준이라며 환급금을 받게 되면 자신을 떠올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많은 미국인에게 이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치솟은 기름값이 늘어난 환급액을 고스란히 집어삼키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단행한 대규모 감세 정책의 혜택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으로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안정한 휴전 속에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는 여전히 100달러 선을 달리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해협 봉쇄가 풀리더라도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96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걸프만 에너지 시설 복구에만 최소 250억 달러(약 37조 원)가 필요해 유가 강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공급 감소는 저소득층에 더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4년 만에 최대폭인 0.9%의 상승률을 보였다. 미 국세청(IRS)은 4월 3일 기준 2025년도 평균 개인 환급액이 3462달러로 전년보다 346달러 늘었다고 밝혔지만, 많은 가구에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스탠퍼드 경제정책연구소(SIEPR)는 유가 급등으로 미국 가구의 연간 평균 휘발유 비용이 857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쟁 발발 후 첫 한 달간 미국인들이 휘발윳값으로 84억 달러(약 12조 원)를 추가 지출했으며, 이는 전체 환급 증가액 307억 달러의 4분의 1을 넘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닐 마호니 스탠퍼드대 교수는 로이터에 "휘발유 가격은 가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여름휴가나 주방 리모델링을 계획했던 가정이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감세안은 경기 부양책이 아닌 유가 충격을 막는 최소한의 완충 장치로 전락한 것이다. 모건스탠리와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등은 미국의 소비 및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감세 혜택의 불균형 문제도 심각하다. 팁과 초과 근무 수당 등에 대한 공제는 보편적으로 적용되지만 3만 달러가 상향된 주·지방세(SALT) 공제는 주택 소유자 등 항목별 공제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지난주 "초과 근무 공제는 신청자의 25%가 혜택을 본 홈런"이라고 자평했지만, 전체적인 혜택은 고소득층에 집중됐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택스파운데이션은 유가 상승분을 제외하고도 감세로 인한 순이익이 남는 소득 구간을 연 7만1659달러~12만6348달러(약 1억644만~1억8700만 원)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 전체 소득자의 상위 40%에 해당한다.
특히 소득 224만 달러 이상인 상위 0.01% 부유층이 받는 감세 혜택은 소득 3만7486달러 이하 계층보다 여전히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 감세 정책이 소득 불평등을 심화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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