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음주 워싱턴서 이스라엘·레바논 평화협상 중재
이스라엘 대공습으로 레바논 300여명 사망 직후 대화 제안
레바논 '선제 휴전' 요구…네타냐후 '휴전은 없다' 선 그어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국무부는 다음 주 워싱턴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평화 협상을 주최한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지속적인 휴전 협상을 논의하기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과의 직접 협상을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내고 레바논과의 협상을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와 양국 간 평화 관계 수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제안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해 300명 이상이 숨진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왔다.
레바논 정부는 즉각 반대 조건을 내걸었다. 한 레바논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이스라엘의 공격을 멈추는 휴전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협상 중재와 이행 보증을 위해 미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사실상 이스라엘의 제안을 거부하며 역으로 '선 휴전, 후 협상'이라는 원칙을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북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레바논에서의 휴전은 없다"며 선제 휴전 요구에 선을 그었다.
이처럼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미국이 중재하는 협상이 시작되더라도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8일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등지에 100분 동안 100여 차례 공습을 감행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공격으로 최소 303명이 숨지고 115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으로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레바논이 휴전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이란과 중재국 파키스탄은 레바논에도 휴전이 적용돼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전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가리켜 "기만과 합의 불이행"을 의미한다며 협상을 "무의미하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휴전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레바논의 충돌이 중동 전체를 다시 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며 깊이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은 레바논 또한 휴전 범위에 포함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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