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發 나토 균열 위기…"트럼프, 유럽 주둔 미군 감축 검토"

"대통령, 참모진과 재배치 아닌 일부 병력 철군 논의"
"국방부에 구체적 감축 계획 수립은 아직 지시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브리핑룸에서 나가고 있다. 2026.04.06. ⓒ 로이터=뉴스1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항행 안전 확보 도움 요청에 미온적이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 불만을 품고, 유럽 주둔 미군 일부를 본국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함께 그린란드 인수 계획이 진전되지 않는 데 분노해 참모들과 함께 유럽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으며, 백악관이 국방부에 구체적인 감축 계획 수립을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의는 최근 미국과 유럽 간 동맹이 급격히 악화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와 대면했지만, 관계 개선에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뤼터 총장과의 대면 이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리가 필요할 때 나토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매우 실망스럽게도 나토는 압박이 가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라고도 했다.

미국은 현재 유럽에 약 8만 명 이상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안보 체제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들 병력 중 3만 명 이상이 독일에 주둔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에도 상당한 규모의 병력이 배치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이전에도 유럽 국가들이 국방비 지출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나토 동맹과 마찰을 빚어왔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나토 측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토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미국이 작전의 시점이나 각 회원국에 요구하는 역할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해 왔다.

앞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행정부가 이란 전쟁과 관련해 미국·이스라엘 입장을 비판한 유럽 국가에서 병력을 빼고, 한층 우호적인 국가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의 한 당국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병력을 재배치하는 방안보다는, 미국 본토로 철수시키는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