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 파괴" 위협 트럼프…뒤에선 파키스탄에 "제발 휴전 중재 좀"
FT 보도…"이란 건재에 놀라 3월 말부터 휴전 간절히 원해"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협상을 애걸한다고 했을 당시 백악관은 이란과의 일시적인 휴전을 파키스탄에 밀어붙이고 있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회담 사정에 정통한 여러 소식통은 이날 FT에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을 설득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조건으로 전투를 중단하도록 하기 위해 수 주 동안 파키스탄 정부에 의존했다고 전했다.
휴전 아이디어는 백악관에서 시작됐다. 급등하는 유가와 이란 정권 회복력에 놀란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3월 21일 이란의 발전소를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처음 위협한 이후부터 휴전을 간절히 원했다고 한다. 26일엔 협상에 간절한 쪽은 자신이 아닌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의 군 실세 아심 무니르 육군 참모총장은 이란의 정치·군사 인사와 백악관 사이에서 메시지 전달을 주도했다.
파키스탄은 미국이 작성한 15개 항 평화안과 이란의 역제안을 공유했으며 45일에서 2주에 이르는 다양한 휴전 옵션을 제시했다.
양측의 요구 사항엔 큰 격차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란은 우라늄 비축량 제한을 수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2명의 외교관은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최종 협상 시한이 다가오자 무니르 참모총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를 포함한 미국 고위 관리에게 잇따라 전화를 걸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도 통화하며 분주히 협상을 이끌었다.
결국 수 주간에 걸친 미국과 이스라엘의 격렬한 폭격 끝에 아라그치 장관과 이란의 다른 정치 지도자는 호르무즈 개방을 조건으로 한 2주 일시 휴전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합의 발표를 10시간쯤 앞두고도 "오늘 밤 문명 하나가 사라질 것"이라며 초강경 위협을 퍼부으며 긴장을 끌어올렸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선언 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2주간 휴전을 공식화했다.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이란 대표단은 11일 오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대면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샤리프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란이 협상을 위해 이슬라마바드에 대표단을 보낼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변수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다. 파키스탄 주도 비공식 협상 채널에 정통한 2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IRGC의 최종 승인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IRGC가 분열되며 일부는 전쟁 종식 해협 통제 완화,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비공식적인 협상에 관여한 한 파키스탄 외교관은 밴스 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가 아라그치 장관, 모하마드 바게리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및 IRGC 고위 관계자가 이번 평화 회담에 함께 참석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여러 파키스탄 관리는 "많은 방해꾼(spoilers)"이 남아있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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