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美·이란 협상…대표단 '급'부터 10개항 협상 전망까지
10일부터 파키스탄서 협상 시작해 약 2주간 진행 전망…파키스탄 중재역 가능
美부통령 등판설 속 이란 국회의장 거론…이란 10대 요구에 '수용·배제·수정' 전망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과 이란이 개전 39일 만(이란 기준)에 '휴전'을 선언하고 오는 10일부터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이번 조건부 휴전이 실제 종전 논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협상은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후 처음 진행되는 미·이란 양측의 대면 협상으로 진행될 수 있어 협상 의제뿐만 아니라 참석자들의 면면이나 그 진행 방식 등 또한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8일 미국·이란 등 각국 정부 발표와 관련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이란 양국은 오는 10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에 임할 예정이다. 중재를 맡았던 파키스탄 대표단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오후 시한을 90분 앞두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휴전 동의를 발표하면서 "과거 쟁점이었던 거의 모든 사항에 대해 미국과 이란은 합의에 도달했으나, 2주간의 기간을 두면 합의를 최종 확정하고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도 휴전 합의를 확인하면서, 최대 15일간 협상이 진행될 것이며, 양측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일부터 약 2주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측에선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그간 대이란 접촉을 맡아온 만큼 이슬라마바드 협상에서도 기본 축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트럼프 외교 라인의 핵심으로 꼽히는 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다시 협상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측 협상 대표로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이 우선 거론된다. 아라그치는 지난 2월 오만 무스카트와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어진 미·이란 간 3차례 접촉 모두에서 미국의 위트코프·쿠슈너와 함께 전면에 섰다.
앞서 미국 측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을 유력한 협상 파트너로 보고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갈리바프 의장은 "어떤 협상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를 부인했다.
게다가 갈리바프 의장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가깝고 이란 권력구조에서도 영향력이 큰 인물로 알려져 있는 등 그의 정치적 무게감을 감안할 때 '협상 승인선'이나 '정치적 보증선'이 아닌 '실무 대표'로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변수는 있다. 미국 측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같은 '거물급' 인사가 직접 협상에 임하는 경우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이번엔 밴스 부통령이 협상단을 직접 이끌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헝가리를 방문 중인 밴스 부통령은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 내) 에너지 인프라 타격은 외교가 실패했을 때만 검토된다"며 막판까지 협상 국면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장에 들어간다면 미국 측이 정치적으로 더 높은 급의 결단을 준비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 경우 이란 측에서도 중량감 있는 인사를 협상 대표로 내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으로부터 10개 조항의 제안을 받았으며, 이것이 협상을 위한 실질적 토대(workable basis)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이란의 이번 이슬라마바드 협상은 '이란의 10개 항 제안'을 중심으로 수정·삭제·유보를 반복하며 접점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측이 앞서 미국 측의 15개 항 제안에 대해 "일방적이고 불공정하며 최소한의 성공 조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반발했던 만큼, 미국 또한 어렵사리 성사된 협상에서 기존 15개 항을 강하게 밀어붙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국 간 쟁점도 일정 부분 드러나 있는 상태다. 이란 측은 10개 항을 통해 미국의 군사 공격 중단과 재공격 금지 보장, 역내 미군기지 철수, 전쟁 피해 보상 등을 요구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과 우라늄 농축 허용, 제재 해제 등에 관한 사항도 포함돼 있다.
미국 측은 그동안 이란을 상대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핵 개발 중단을 요구해 왔던 만큼, 이를 적절히 묶어서 일괄 거래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모색하려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쟁 배상은 제재 해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고, 이를 대가로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중동 내 미군 철수를 이란 측 요구사항에서 제외하는 방식이 가능할 수 있다.
전쟁 발발 전 이뤄진 미국과 이란의 3차례 접촉은 모두 오만의 중재 아래 진행된 '간접' 협상이었다. 양국 협상 대표가 한 테이블에서 정면으로 마주 앉기보다는 오만이 양쪽을 오가는 셔틀 방식을 기본으로 협의를 진행했다.
이런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이슬라마바드 협상 역시 형식상 대면이라 해도 실제로는 파키스탄과 기존 중재국들이 미국과 이란 대표단의 양쪽 방을 오가며 메시지를 조율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양국 협상 대표의 '급'이 높아질 경우 협상 방식과 내용 모두 기존 접촉과는 다른 양상을 띠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은 "대면 회담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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