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범죄 비난 우회?…美, 민군 이중용도 시설 공격목록 추가

제네바협약, 이중용도 시설 공격엔 재량권 부여
트럼프 "이란 국민은 발전소 공격 바란다" 주장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 테헤란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6.03.05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 국방부가 민간과 군이 함께 사용하는 '이중용도' 시설을 이란 내 에너지 시설 공격 대상 목록에 추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간 인프라 공격이 전쟁범죄로 비판받을 경우를 대비한 우회책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두 명의 국방 관계자는 5주간 이란 군사 시설을 집중 폭격한 미국과 이스라엘 전투기가 새로운 목표를 찾고 있는데, 이에 민간과 군사 시설에 모두 사용 가능한 시설이 포함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에서 공격할 전략 목표물이 점점 줄어드는 데 이런 시설이면 합법적 폭격 목표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네바 협약은 전력 시설, 상수원 등 민간인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을 고의로 공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단 협약도 이중 목적 시설 공격에 대해서는 재량권을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를 새로운 시한으로 내세웠는데 이 시한 후 4시간 동안 이란을 집중 공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6일 "내일(7일) 자정까지 이란의 모든 교량이 파괴되고, 모든 발전소가 불타며 다시는 사용되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작전은 대체로 이란의 전력 및 연료 공급에는 피해를 주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 내부에서는 이중용도 시설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해수 담수화 시설처럼 군도 필요로 하는 자원이 민간과 겹칠 경우 정당한 목표로 볼 수 있다는 주장과, 과도한 공격으로 민간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미군은 이미 1만30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에게 최대한의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국방부의 임무"라며, 최종 결정은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란 국민은 자유를 위해 발전소 공격을 감수할 것"이라며, 민간 인프라 폭격이 오히려 환영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활절 행사에서도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전쟁범죄"라며, 민간 시설 공격을 정당화했다.

전문가들은 이중용도 시설이 국제법상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나친 폭격은 민간 고통을 심화시켜 오히려 미국의 목표 달성(이란 자유를 위한 정권 교체)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방부가 민간 피해 최소화 담당 부서를 대폭 축소한 상황에서, 향후 공격의 법적·도덕적 정당성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