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나토 탈퇴' 법적 제약…"의회서 별도 절차 밟아야"

트럼프, 이란전쟁 지원 거부한 동맹국 비판하며 "탈퇴 강력 검토"
상원 3분의 2의 또는 별도법안 필요…"탈퇴 않고 실질적 무력화 나설 수도"

지난해 12월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 인공지능(AI)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2025.12.1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작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며 "나토 탈퇴를 강력하게 검토 중"이라며 "재고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란 전쟁 이후 나토와의 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기쁘다"고도 언급했다. 루비오 장관은 앞서 "이 동맹이 미국을 위해 존재하는지, 아니면 미국이 유럽만 방어하는 일방적 구조가 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별개로, 미국 법체계에는 나토 탈퇴를 제약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

2024년 국방수권법(NDAA)은 미국이 나토를 탈퇴하기 위해 상원 3분의 2의 동의 또는 의회의 별도 법안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매파 의원들 역시 나토 이탈이 미국의 패권과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독자적인 결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또 지금까지 많은 사례에서 활용됐던 행정명령을 통한 탈퇴 시도는 즉각적인 법적 도전에 직면할 수 있으며, 관련 소송은 임기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대통령이 탈퇴를 강행할 경우 의회와의 헌법적 충돌은 불가피하며, 최종 판단은 연방대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정책과 군 통수권에 대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내세워 의회의 제한 장치를 우회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법적 탈퇴와 별개로, 미국이 나토 제5조(집단방위) 이행을 사실상 거부하거나 정보 공유를 중단하고 유럽 주둔 미군을 감축·철수하는 방식으로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설령 공식 탈퇴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미국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동맹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만으로도 나토의 억지력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는 러시아 등 적대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토는 1949년 소련의 팽창을 억제하고 유럽 안보를 통합하기 위해 창설된 서방의 핵심 군사 동맹이다. 현재 미국을 포함한 32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핵심 원칙은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집단방위 체제에 있으며, 미국은 창립 멤버로서 지난 70여 년간 동맹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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