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얘기하다 "백악관 무도회장 신축 중요"…설계도 펼쳐

역사적 이스트윙 철거·의회 승인없는 공사 등 논란 점철
트럼프 "세계 최고의 무도회장 될 것"…이번주 법원 판단 '갈림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전용기 안에서 백악관 무도회장 조감도를 들어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2026.03.29.ⓒ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억 달러(약 6100억 원) 규모 백악관 증축 프로젝트를 옹호하며 새로운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번 주 중요한 표결과 연방 판사의 프로젝트 관련 명령이 내려질 예정으로, 중단 또는 착공의 갈림길에 섰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밤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관련 현안을 간단히 언급한 뒤, 곧바로 자신의 핵심 프로젝트인 백악관 신축 무도회장 건립 계획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전쟁도 치르고 여러 일을 하고 있어 시간이 없지만, 이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하다"며 "세계 최고의 무도회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진으로부터 전달받은 새로운 설계도를 직접 펼쳐 보이며 일부 변경 사항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전 설계안에서는 여러 번 자랑했던 남측 외부 계단이 삭제된 점, 기둥은 코린티안 양식으로 제작될 예정이라는 점 등을 언급했다.

또 "군이 연회장 지하에 거대한 복합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고도 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지하 공사는 국가 안보 문제라고 밝혔지만, 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사 일정에 대해 "예정보다 앞서 있고 예산도 절감되고 있다"고 반복해 말했다.

무도회장 건립은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 의미를 가진 이스트윙(동부 별관)을 철거하면서까지 추진한 최우선 사업이다. 하지만 아마존이나 구글, 팔란티어 등 정부와 대규모 계약을 맺은 기업들의 기부금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점,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 코린티안 기둥을 강조하는 것에서 보듯 설계 변경이 대통령 개인 취향 중심이라는 점, 의회 승인 없이 이스트윙을 철거한 점에서 비난을 사고 있다.

트럼프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일반인들의 여론은 부정적이다. 최근 조사에서 미국인의 58%가 이스트윙 철거에 반대했으며, 연방기획위원회에 제출된 3만 5000건 이상의 의견 중 97% 이상이 비판적이었다.

건축가와 보존 단체들은 9만 평방피트 규모의 신축 건물이 기존 백악관을 압도해 역사적 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초기 설계를 맡았던 건축가는 규모 확대 문제로 대통령과 충돌한 뒤 교체되기도 했다.

이번 설계변경은 대통령의 측근들로 채워진 연방기획위원회가 다음달 2일에 승인 또는 부결을 결정할 표결을 할 예정이다. 이는 4월에 공사가 시작될 수 있는 행정 절차 상의 최종 승인이다.

구조 변경에 의회 승인을 건너뛰어 법적 분쟁도 진행 중이다. 민간 비영리 단체인 미국역사보존신탁은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동부 별관을 철거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담당 판사 리처드 리온은 정부 측 주장에 회의적 태도를 보이며 민간 기업 기부금 의존이 사실상 의회의 예산 심사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소송을 "멍청한 소송"이라고 일축하며, 오히려 무도회장의 기둥 조각과 전망 등 미적 요소를 강조했다. 그는 이란 관련 질문을 받는 중에도 "무도회장이 일정보다 앞서 있는 것처럼, 더 큰 규모인 이란 문제도 예정보다 앞서 진행되고 있다"고 공사를 이란 문제만큼 중요시했다고 WP는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