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 장기화에 마가 분열 가속…유력인사들, 지상전 경고
연례 보수진영 행사 CPAC서 불안과 반발 확산
지상전 가능성에 맷 게이츠 "美 덜 안전해질 것"…스티브 배넌 "아직 확신 없어"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결정이 보수 진영 내부에서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를 외치는 열성 지지층 사이에서도 불안과 반발이 감지되면서, 트럼프 진영의 결속력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후원 투자 콘퍼런스에서 "MAGA 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동에서의 충돌이 두 달째 이어지고, 미 국방부가 수천 명의 추가 병력을 파견하면서 세계 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지지층 내부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주 텍사스 그레이프바인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1970년대 로널드 레이건식 보수주의를 기념하며 시작된 이 회의는 지난 10여년간 트럼프와 MAGA의 축제로 변모했지만, 올해는 이란 전쟁을 둘러싼 논쟁이 중심에 섰다.
플로리다 출신 전 하원의원 맷 게이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수단을 충분히 활용하길 바라며 그를 신뢰한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이란 지상 침공은 미국을 더 가난하고 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복음주의 지도자 프랭클린 그레이엄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과거 대통령들은 어려운 문제를 뒤로 미뤘지만, 트럼프는 용기를 갖고 결정을 내린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트럼프의 전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은 참석자들에게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금은 미군 전투병 투입을 앞둔 시점일 수 있다"며 "이 결정이 옳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불안한 시선을 보냈다.
CPAC 의장 매트 슐랩은 "사람들은 트럼프를 사랑하고 신뢰한다"면서도 "보수 진영이 이란 문제에 대해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분열이나 내전은 아니지만, 앞으로 사태가 어디로 향할지 불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접 회의장에서는 보수 단체와 우파 언론이 부스를 설치해 각자의 주장을 홍보했다. '국가 재건을 위한 공화당원들'은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핀토콩을 항아리에 넣는 방식의 비공식 투표를 진행했는데, 찬성과 반대가 팽팽히 맞섰다.
단체 재무 담당 존 켄트는 "우파는 본능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고 지지한다"며 전쟁을 지지했다.
그러나 조지아주 애틀랜타 출신 26세 활동가 알렉스 존슨은 "나는 생활비가 저렴해지길 바라고, 집을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고 싶다"며 전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Z세대 유권자들은 지도에서 찾기도 힘든 나라의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탬파의 한 대학생은 반대 항아리에 콩을 넣으며 "2024년 대선에서는 트럼프에게 투표했지만, 지금 미국은 잘못된 이유로 중동에서 전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의 말을 믿어야 하지만, 미국의 군사 행동 역사를 고려하면 이미 불안하다"며 "그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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