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모 포드함, 홍해서 세탁실 화재로 결국 크로아티아행

9개월 장기 파병에 승조원 피로 극심, 잇단 악재에 사기 저하
미 해군, 최첨단 항모 신뢰도 시험대…중동 전력 공백 우려

미군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 2026.02.26.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세계 최대 규모 항공모함인 미 해군 제럴드 포드 함이 28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스플리트항에 입항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포드 함이 "예정된 항구 방문 및 정비"를 위해 스플리트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홍해에서 발생한 긴급 사태로 인한 전선 이탈이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 12일 홍해 작전 중에 발생한 세탁실 화재였다.

이 불은 수 시간 동안 이어졌고 일각에서는 진화에 30시간 이상 걸렸다는 전언도 있다.

이 사고로 승조원 2명이 부상했고 200명 이상이 연기 흡입으로 치료를 받았으며 600명이 넘는 승조원들이 잠자리를 잃는 등 피해가 컸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화장실'에 있었다. 포드 함은 건조 초기부터 배관 시스템의 잦은 막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이 문제는 장기 파병 기간 더욱 악화했다.

승조원들은 화장실 사용을 위해 길게 줄을 서는 비위생적인 환경을 견뎌야 했다. 이는 사기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승조원들의 피로 문제도 심각하다. 포드 함은 지난해 6월 모항을 떠난 이후 9개월간 작전을 수행했는데, 이는 통상적인 파병 기간인 7개월을 훌쩍 넘긴 것이다.

베네수엘라 압박 작전을 위해 카리브해에 급파된 이후 곧바로 중동 전선으로 투입되는 쉴 틈 없는 일정에 승조원들의 정신적·육체적 한계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조에 132억 달러(약 20조 원)가 투입된 포드 함은 아직 실전과 같은 고강도 환경에서 작전 지속 능력을 충분히 검증받지 못했다. 특히 항공기를 이륙시키는 전자기식 캐터펄트(EMALS) 같은 핵심 기술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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