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지상군 투입, 트럼프 최악의 결정 될 것…韓안보도 우려"
"호르무즈 봉쇄 위협 충분히 예견 가능했다…극도로 위험한 전쟁"
"트럼프 1기의 '비건' 같은 北전문가 없어…대북정책 신뢰 어렵다"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앤디 김(뉴저지·민주) 미 연방 상원의원은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감행한 대(對)이란 전쟁에 대해 "국민 지지 없이 벌이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전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무모하게 전쟁을 시작했고,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 정작 미국 국민과 의회에는 승인도 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날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연 언론 간담회에서 "전쟁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심각하게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미국 내에서도, 뉴저지를 포함한 지역 경제와 기업들이 체감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중동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전쟁의 충격이 아시아 동맹국들로 확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다루는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과거 국무부와 백악관에서 중동 관련 안보 업무를 담당할 당시를 거론하며 "이란과의 전쟁이나 충돌 가능성에 대한 모든 브리핑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능력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해협을 막을 수 있다는 점, 또 중동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은 모두 매우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며 "우리 모두가 그것이 매우 강한 가능성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를 둘러싼 행정부의 행동은 기가 막히고, 무모하며, 위험천만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유럽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작전과 관련한 추가 기여를 압박하는 데 대해서도 김 의원은 날을 세웠다.
그는 "이건 '우리가 망가뜨리고, 비용은 당신들이 치르라'는 식의 정책"이라며 "이 전쟁은 미국이 만들었고, 그로 인해 초래된 혼란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책임을 져야 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어 "많은 나라들이 개입을 꺼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라며 "트럼프는 자신이 시작한 전쟁에 대해 동맹과 파트너들을 탓하고, 이제 와서 그들에게 개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전쟁은 매우 인기 없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위험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하고 위험한 행동이 미국인 모두에게 더 큰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 병력을 중동으로 보내고 있는 점을 가장 위험한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 헌법상 전쟁 권한이 의회에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에게는 지상에 미군을 배치할 권한이 없다. 전쟁 전체가 불법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실제로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그의 대통령 재임 중 최악이자 가장 위험한 결정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미국 군인을 위험에 빠뜨리는 결정은 어떤 대통령에게도 가장 신중해야 하는 결정이어야 한다"며 "그런데 이 대통령은 수천 명의 미군을 중동으로 보내면서도 미국 국민과 의회에 이 전쟁에 대한 승인을 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사작전 초반 쿠웨이트 기지의 미군 사망 사례를 언급하며 "이미 미군이 목숨을 잃고 있는데도, 의회의 정식 승인 없이 전쟁을 확대하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외교 노력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진짜 외교를 했다는 것은 신화"라며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같은 인물들이 이런 규모의 협상을 파트타임 일처럼 다룰 수는 없다. 진지했다면 이를 전담할 전문적 팀을 뒀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부터 전쟁 쪽으로 기울어 있었고, 외교는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란은 실제로 상당히 진지한 외교적 제스처를 취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행정부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이미 전쟁을 하기로 결심한 뒤 외교를 명분 쌓기용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전쟁이 한반도 안보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전쟁은 아시아와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관심과 자원을 빼앗아 가고 있다"며 "사드(THAAD) 체계 일부 구성 요소가 한반도 밖으로 빠져나간 것은 매우 놀랍고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드 방어 체계는 한국의 방어뿐 아니라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이익에도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역량 부족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1기 때는 스티븐 비건처럼 한반도 문제에 깊은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인물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외교·안보 라인업으로는 북한과의 협상이나 접촉이 과거보다 더 잘 이뤄질 것이라고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그는 북한이 2019년보다 더 강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통해 더 많은 자원과 지원을 얻고 있고, 그만큼 덜 취약하다고 느낀다"며 "지금은 과거보다 협상 필요성을 덜 느끼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이란전이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유지 필요성을 더 강하게 주장할 명분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란 공격을 보며 북한으로선 왜 핵 능력을 유지해야 하는지가 더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주한미군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주둔 미군 재조정 논의가 다시 거론되는 데 대한 우려도 표했다.
김 의원은 "엘브리지 콜비를 비롯한 여러 고위 인사들이 인도·태평양, 특히 한국 내 미군 감축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며 "나는 미국이 북한과 어떤 식의 대화에 나서더라도 그것이 한반도 안보 공약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에서의 안보 관여와 공약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 대우 방식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 유럽 동맹국들을 무례하게 대하고 있다"며 "한국 사람들은 괴롭힘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지금 트럼프 행정부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세로 압박하고, 안보로 줄 세우려 하고, 미국이 원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동맹이 아니다"라며 "그건 존중 위에 세워진 관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의 미국 파트너"라면서도 "그 관계가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상호 존중이 있어야지, 미국이 한국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이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동맹국들이 최근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점을 거론하며 "동맹들이 미국으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결국 미국 의존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고, 그것은 미국을 더 약하게 만들 뿐"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김 의원은 전날 치러진 플로리다주 하원 87선거구 보궐 선거 결과도 트럼프에 대한 민심 이반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해당 선거에서 민주당 에밀리 그레고리 후보는 공화당 존 메이플스 후보를 2.4%포인트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 지역은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11%포인트 차이로 앞섰던 공화당 강세 지역이다.
그는 "플로리다에서 나타난 결과는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의 축소판"이라며 "미국 국민은 트럼프가 하는 일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흐름이라면 오는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뿐 아니라 상원도 되찾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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