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들 "버틸 수 있는 건 2주"…최악 땐 유가 175달러 각오

전문가 "사태 해결 기대감에 유가 비교적 버티지만 곧 폭등할 수도"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만을 항행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기업 경영진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해협 재개방 시한을 약 2주로 설정하고 이것을 넘어서면 최악의 경우엔 유가가 배럴당 17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았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의 스콧 커비 CEO는 "배럴당 175달러까지 오를 수 있으며, 2027년까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이란 전쟁의 불확실한 종결 시점은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주며, 나스닥은 4주 연속 하락했고 금과 채권 같은 안전자산마저 약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21일) "48시간 내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고, 이란은 전력 시설이 공격받을 경우 해협을 완전히 폐쇄하겠다고 맞섰다.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3월 말 재개, 중반 이후 재개, 연말까지 장기 봉쇄라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뿐 아니라 기술 기업들도 소비 수요 위축이 기업 수요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를 우려했다.

에너지 전문가 존 킬더프는 "4월 이후에도 해협이 열리지 않으면 아시아 지역에서 석유 부족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인도, 일본, 한국은 산업 생산을 줄이고 전력 공급을 위해 절약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략비축유 방출이나 사우디 송유관 활용 같은 정책적 대응은 하루 1000만 배럴 이상 부족한 공급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생산 기반 덕분에 단기 충격은 덜하지만, 연말이 되면 에너지 위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킬더프는 "캘리포니아부터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이라며, 단기적 가격 안정책으로 논의되는 유류세 면제는 오히려 수요를 부추겨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킬더프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저항받고, 브렌트유는 상승 시 105~110달러 범위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는 "이 상황이 비교적 빠르게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상황이 2주 이상 더 이어진다면 유가가 크게 다시 재가격책정이 되어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