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장면" 트럼프 '진주만 공격' 농담…日다카이치 눈 커졌다
'왜 동맹에 이란 공격 미리 안알렸나' 기자 질문에 "진주만 기습은 왜 말 안했나"
NYT "진주만 발언 자제해온 전임자들 금기 깨"…트럼프 차남 "최고의 받아치기였다"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도중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 사건을 꺼내드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하던 중 일본 기자로부터 '일본이나 유럽·아시아 동맹국에 이란 공격을 미리 알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전에 지나치게 징후를 자주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 우리는 공격을 시작할 때는 강하게 한다"며 "그리고 기습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We wanted surprise)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처럼 기습에 대해 잘 아는 나라가 있느냐"며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왜 내게 진주만 공격을 말해 주지 않았나(Why didn’t you tell me about Pearl Harbor)"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자리에 있던 양국 관계자들과 기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눈이 커지면서 깊은 숨을 들이쉬는 등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진주만 공격은 1941년 12월 7일 일본이 미국 하와이의 핵심 해군기지를 기습 타격한 사건으로, 2400명 이상의 미국인이 사망하며 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을 촉발한 역사적 사건이다.
AFP는 "언뜻 가벼운 농담처럼 보였지만 이 발언은 현재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인 일본에서는 불편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NYT는 "수십 년간 미국 대통령들은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자제하면서 2차 대전 이후 변함없는 동맹국이었던 도쿄와의 관계 심화에 집중해 왔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금기를 깼다"고 짚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미레야 솔리스 아시아정책연구센터장은 전임 대통령들의 경우 일본 지도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진주만 공격에 대해 상세하게 언급하지 않아 왔다며 "미국과 일본 사이에 매우 심오한 화해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솔리스 센터장은 트럼프 발언이 "이례적이고 충격적"이라며 "이번 방문의 목적은 일본과 미국을 하나로 묶는 강한 유대라는 공동의 비전을 강조하는 것이지, 분열을 초래했던 과거나 쓰라린 전쟁의 충돌을 내보이려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은 문제의 발언을 잘라낸 영상을 X(구 트위터)에 게시하며 "기자에 대한 역사상 최고의 받아치기 중 하나"라며 웃는 얼굴의 이모지를 달았다.
mau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