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發 인플레 공포… 美 주택담보대출 금리 6.11%로 껑충

유가 급등에 채권 시장 요동…안전자산 대신 인플레이션에 쏠린 눈
금리 인하 기대감 꺾이나…주택시장 성수기 앞두고 먹구름

미국 샌디에이고의 한 아파트 꼭대기층에서 주민들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며 5주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ABC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책 주택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은 이날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가 연 6.1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주 6.0%에서 0.11%포인트 오른 수치이며, 불과 2주 전 3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리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감이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이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심화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자극했다.

통상 전쟁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자금이 몰리지만 이번에는 인플레이션 공포가 더 크게 작용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번 주 4.25%까지 치솟았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채권의 미래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국채를 내다 팔면서 채권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는 급등한 것이다. 지난달 말 4%를 밑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파른 상승세다.

이런 상황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월 고용 지표도 시장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이 이를 압도하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은 2022년부터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 주택 시장에 또 다른 악재가 되고 있다.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주택 구매를 계획하던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연중 최대 성수기인 봄 이사 철을 앞두고 주택 시장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나 존스 리얼터닷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ABC에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부진한 경제 지표가 금리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겠지만 중동에서 들려온 소식이 모든 신호를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past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