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강경파, 하메네이 아들 올렸다…정면대결 선택에 트럼프 곤혹
트럼프 "받아들일 수 없다" 압박에도 차남 모즈타바 선출
"부친보다 더 악랄·강경"…내부통제 강화·대외 보복 가능성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후계자로 선출한 것은 타협 가능성을 차단하고 정면 대결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는 이날 모즈타바 하메네이(56)를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의 제3대 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모즈타바는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반대해 온 강경 보수파 성직자다. 부친 하메네에 체제 하에서 정예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막후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로이터는 "이란이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선출하면서 이란 권력은 강경파가 확고히 장악하게 됐다"며 "이는 전쟁 양상을 바꾸고 중동을 넘어 광범위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논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대한 정면 대응이자 타협보다는 대결을 선택했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특히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보란 듯이 그의 차남을 차기 지도자로 선출한 것이다.
중동연구소의 알렉스 바탄카 선임연구원은 "모즈타바가 권력을 승계하는 것은 기존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막대한 군사작전을 감행해 86세 지도자를 제거했는데 더 강경한 그의 아들이 뒤를 잇는 것은 미국에 큰 굴욕"이라고 말했다.
중동의 한 정부 관계자도 "이번 결정은 트럼프와 워싱턴에 이란이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과 내부 정권 반대 세력에 직면한 가운데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는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모즈타바가 혁명수비대(IRGC)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등 정권 반대 세력을 억압하기 위한 전면적인 탄압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란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모즈타바 체제 하에서는 내부 통제가 한층 강화되고 정치·사회적 압박이 커지는 한편, 대외적으로도 더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노선으로 어려운 시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란과 가까운 한 지역 관료는 로이터에 "세계는 그의 아버지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며 "모즈타바는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고 전쟁이 끝나더라도 내부 탄압은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적으로도 더욱 공격적인 노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연구소의 폴 세일럼 연구원은 "지금 등장하는 지도부는 미국과 타협할 인물이 아니다"라며 "강경한 시기에 내려진 강경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부친 하메네이는 물론 모즈타바의 부인까지 가족이 이번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점도 새 지도부의 보복 가능성을 높인다.
전 미국 외교관이자 이란 전문가인 앨런 에어는 "모즈타바는 아버지보다 훨씬 더 악랄하고 강경파"라며 "그는 복수할 이유가 많다"고 지적했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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