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中수출 H200 생산 중단…미중 규제에 "베라루빈 전환"

수출입 승인절차 지연…TSMC 생산설비 재배치

중국 오성홍기를 배경으로 한 엔비디아 로고 일러스트. 2025.08.2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엔비디아가 미국과 중국 양측의 규제에 부딪쳐 중국 수출이 지연 중인 H200 칩 생산을 중단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이 사안에 정통한 두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의 생산 설비를 H200 칩 제조에서 차세대 '베라 루빈' 하드웨어로 재배치했다.

올해 초 공개된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은 오픈AI와 구글 등 미국 주요 기술 기업들의 수요가 매우 높다.

이 결정은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은 자국 기업 지원을 위해 반도체 수입 규제 강화를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계획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불확실한 상태에서 기다리기보다는, 특히 첨단 제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엔비디아는 확실히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는 어떤 면에서 베라 루빈의 공급 및 출시를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H200은 최신 블랙웰 제품에는 못미치지만 중국 시장 전용으로 설계된 기존 H20보다 훨씬 고성능이며, H20과 달리 미국과 다른 시장에서도 판매되는 제품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중국에 대한 H200 수출을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 1월에는 관세 25% 부과 형태로 수익 일부를 미국 정부가 가져가는 조건으로 중국 수출을 허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월 중국 정부가 H200 수입 승인을 거의 다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여전히 H200 수출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면서 승인 절차는 곧 지연됐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엔비디아가 중국 내 칩 수출 조건으로 제시된 '고객확인제도'(KYC) 요구에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조치는 중국군의 AI 칩 확보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중국도 국내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고 현지 AI 기업들이 중국산 칩을 사용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H200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해당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중국 세관이 여전히 H200을 금지 품목 목록에 포함하고 있으며, 수입업체가 베이징으로부터 승인서를 받지 않는 한 수입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H200 칩 수출이 최종적으로 무산될지 여부는 3월 말에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판가름 날 수 있다. 만약 H200 칩 수출이 성사되면 엔비디아는 생산 설비를 재배치하거나 추가하는 데 걸리는 3개월 동안 기존 재고(약 25만 개)로 주문을 충당할 전망이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