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새 4번 바꾼 이란 전쟁 명분…"트럼프 행정부 자가당착 빠져"

루비오 "이스라엘 행동이 美 공격 촉발"…트럼프 "ICBM 개발 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세운 명분이 10일 사이에 최소 네 차례 뒤바뀌며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CNN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일 "우리는 이스라엘의 행동을 취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며 "그것이 미군에 대한 공격을 촉발할 것임도 알았고, 이란이 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치지 않으면 더 큰 인명 피해를 볼 것임도 알았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마치 미국이 동맹국의 행동에 영향 받아 전쟁 여부를 결정하는 듯 비친 데다 백악관의 서술과도 앞뒤가 맞지 않아 논란이 확산했다.

전쟁 발발 직전 이란과 핵 협상을 주도했던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는 지난달 22일 이란이 핵폭탄 제조 물질을 확보하는데 "아마도 일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24일 국정연설에서 이란이 "곧"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위트코프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은 미국 정보기관의 판단과도 맞지 않고 불과 8개월 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결론 내린 부분과도 완전히 배치된다고 CNN은 전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3일 "그들(이란)이 먼저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루비오 장관과 전혀 다르게 설명하며 기름을 부었다.

또한 "우리는,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그렇게 생각했다"며 행정부 안에서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2026.03.02. ⓒ 로이터=뉴스1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100% 옳다"고 거들었다.

이후 루비오 장관은 이스라엘 때문에 공격을 감행했다는 자신의 발언을 뒤집고 "핵심은 이거다. 대통령은 우리가 먼저 공격받는 것을 막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CNN은 "이제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가 무엇인지가 됐다"며 "정보가 없다면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막연한 예감에 근거해 전쟁을 일으킨 꼴이 된다"고 평했다.

이어 "행정부는 10일도 채 안 되는 기간 이란이 즉각적인 위협이라는 주장에 대해 최소 네 번이나 다른 설명을 내놓았고, 가장 근래 두 가지 설명은 서로 완전히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던져놓고 무엇이 먹히는지 보는 방식에 익숙하다"며 "그러나 전쟁처럼 심각한 사안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