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미사일 제거 넘어 체제전복까지…트럼프, 이란에 '중대한 도박'
3차례 협상 끝 전방위 군사작전 감행…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사망설 보도
이스라엘과 '중동 질서 재편' 연장선, 지지율 하락에 '정치적 승부수' 해석도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단행한 대(對)이란 군사작전은 핵과 미사일 전력 무력화는 물론 체제 전복을 통한 중동 질서 재편까지 고려한 다층적 포석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공개한 8분간의 영상 연설에서 이란을 향해 "이 테러 정권은 결코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하면서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 재건 시도를 이번 공습 명분으로 앞세웠다. 이번 공습 결정 이틀 전까지만 해도 미국은 오만 중재 하에 재개한 핵 협상을 세 차례 진행했지만, 결국 군사적 공격 외에는 이란이 핵을 단념하게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이란 국민을 향해 "우리가 작전을 끝내면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라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끄는 신정체제의 전복을 촉구했다.
그는 전날까지만 해도 트럼프는 '군사 공격이 있을 경우 이란의 정권 교체가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라고 했었지만, 하루 만에 이란 국민에 체제 전복까지 촉구한 것이다.
특히 이날 미국과 함께 공격을 감행한 이스라엘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고 확인한 가운데, 하메네이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이스라엘 매체들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동맹과 해외 미군 기지, 또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이란이 계속했다고 강조하면서 "그들의 미사일 산업을 완전히 초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군을 섬멸하겠다"면서 "지역의 테러 대리 세력들이 더 이상 세계를 불안정하게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의 핵 능력뿐 아니라 원거리 군사력 투사 능력, 대리전 네트워크까지 동시에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트럼프는 1979년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 사태를 "이 정권의 첫 행동"이라고 언급했고, 1983년 베이루트 해병대 막사 폭탄 테러(241명 사망), 2000년 USS 콜 공격, 최근 중동 지역 미군 공격 등을 나열하며 "47년간 이어진 피와 살육"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군사행동을 단발성 대응이 아닌 '역사적 청산' 프레임으로 묶은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이란의 정예군으로 평가받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향해서는 "무기를 내려놓으면 완전한 면책을 주겠다. 그렇지 않으면 확실한 죽음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작전이 그간 중동 지역 테러 세력과의 전쟁에서 함께 싸워왔던 이스라엘과의 공조 아래 이뤄졌다는 점도 중동 지역 질서의 근본적 재편이라는 목적이 있음을 뒷받침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마러라고에서 국가안보팀과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고 공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행한 이번 공습은 전략적 상징성과 다층적인 목적만큼이나 군사·정치적 위험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로이터는 이번 공습 전 트럼프가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이번 작전이 '고위험, 고수익'(high-risk, high-reward) 시나리오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미군 대규모 사상 가능성과 동시에, 성공할 경우 중동 질서를 미국에 유리하게 재편할 '세대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함께 제시됐다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알존 알터만 중동 프로그램 국장은 로이터를 통해 "공중전만으로 정치 체제를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 중동 담당 고위직을 지낸 다니엘 샤피로는 미국 내 여론이 전쟁의 목표와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데다, 이란의 반격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이번 공습을 '중대한 도박'(major gamble)으로 평가했다.
로이터를 통해 이란 내부 야권이 분열돼 있어 대중 봉기로 이어질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의 타이슨 바커 역시 이란 국민에게 봉기를 촉구하는 전략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이 이번 이란 공격 결정에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세계 최강 미군 통수권자라는 지위를 최대한 활용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했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을 알리는 연설에서 "어떤 대통령도 하지 않았던 일을 내가 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리더십을 부각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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