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율 하락에 美민주 잠룡들 '기지개'…뉴섬 주지사 두각

'트럼프식으로 트럼프 때리는' 뉴섬, 여론조사 선두권
조시 샤피로·마크 켈리·카멀라 해리스도 거론…"전혀 의외 인물 가능성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021년 9월 8일 샌리안드로에서 촬영된 사진(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7월 30일 워싱턴 DC에서 찍힌 사진. 2025.1.23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집권 후 지지율이 날로 바닥을 치는 가운데, 미국 민주당 잠룡들이 서서히 부상하며 2028년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의 주인공이 되고자 저마다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현시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개빈 뉴섬(58) 캘리포니아 주지사다. 뉴섬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대선 후보 선호도를 묻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거나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의 주지사는 공화당이 집권할 때 백악관의 대항마 역할을 맡아 왔다. 뉴섬은 이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며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알리는 발판으로 활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로스앤젤레스(LA)에 주 방위군을 파견한 것을 두고 소송을 내고, 텍사스주 등에서의 친(親)공화당 선거구 재조정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캘리포니아주 선거구 재획정을 추진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식이다.

한편으로는 X(구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고령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조롱하는 등, 거침없이 행동하는 트럼프를 상대로 똑같은 방식으로 거칠게 맞대응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조시 샤피로(52)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뉴섬보다 전국적인 인지도는 낮지만, '협치'를 자신의 무기로 내세운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 의회와 협력한 점을 자주 언급해 왔으며, 최근에는 공화당 소속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와 함께 TV에 출연하기도 했다.

2024년 대선에 대한 회고록 '107일'을 출간해 홍보 투어를 이어 가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61) 전 부통령도 여전히 유권자들의 선택지에 있다. 해리스는 최근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공화·민주) 양당 모두 대중의 신뢰를 붙잡는 데 실패했다"며 '거리 두기'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켈리(민주·애리조나) 상원의원. ⓒ 로이터=뉴스1

전직 우주비행사·해군 대령 출신인 마크 켈리(62) 상원의원(애리조나)은 지난해 군인과 정보기관 요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적 명령'을 거부하라고 공개 촉구하면서 본격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각을 세웠다. 최근 그는 BBC에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는 뜻을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교통부 장관을 지낸 피트 부티지지는 44세로 잠룡 중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 지난해 11월 뉴햄프셔에서 실시된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뉴섬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JB 프리츠커(61) 일리노이 주지사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시카고 주 방위군 배치 시도 등에 적극적으로 맞서고 있다는 점에서 뉴섬과 결이 비슷하다. 하얏트 소유주 가문의 일원인 억만장자로 선거운동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외에 메릴랜드 최초의 흑인 주지사인 웨스 무어, 농촌 지역의 지지를 받는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 '중도적 해법'을 강조하는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 민주당 내 강성 진보 진영의 샛별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뉴욕) 하원의원 등도 거론된다.

2028년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의외의 인물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전국 민주당 고위 전략가는 WP에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누군가가 출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의회에서 25시간 4분 동안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연설을 하며 최장 연설 기록을 새로 쓴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이 2020년에 이어 차기 대선에도 출사표를 내밀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기록 전면 공개를 주도한 로 카나 하원의원(캘리포니아)도 최근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뉴욕시장 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당선된 '민주적 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34) 뉴욕시장은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대통령 자격을 미국 땅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제한한 헌법에 막혀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