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면 전역 고민"…중동 배치 연장에 고통받는 美항모 장병들

'8개월째 항해' 제럴드 포드함, 이란과 대치에 11개월 넘길 수도
"임무 연장에 증조부 장례식 등 중대사 놓쳐"…화장실도 고장나

미 해군 규모의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이란과 미국의 대치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동에 파견된 미 해군 항공모함의 항해도 길어지면서 승조원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은 20일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해 동쪽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항해 중인 포드함은 지난해 말 베네수엘라 유조선 압류 작전과 지난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지원했다.

올해 들어 포드함의 항해는 다시 연장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를 지원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퇴역 해군 소장인 마크 몽고메리는 "평시 항공모함 배치는 일반적으로 6개월"이라면서 이미 8개월이 넘은 포드함의 항해 기간은 최대 11개월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 해군 함정의 연속 배치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포드함 승조원 한 명은 WSJ 인터뷰에서 많은 승조원들이 분노와 좌절감을 느끼고 있으며, 자신을 포함한 일부는 배치 임무 종료 후 전역을 생각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제이미 프로서는 포드함의 비행갑판 통제관인 아들이 배치 기간 증조할아버지의 임종, 형제자매의 이혼이나 건강 문제 등 중요한 순간마다 자리를 비워야 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스카로시 포드함 함장은 추가 배치 결정 후 승조원의 가족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결정이 자신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토로하면서도 "조국이 부르면 우리는 응답한다"고 강조했다.

장기간의 항해는 항모 자체에도 부담을 줬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국 NPR은 지난달 포드함 내 다수의 화장실이 사용 불가 상태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해군 관계자는 진공 기술을이용해 함내 약 650개 화장실의 폐수를 운반하는 포드함의 하수 시스템이 배치 기간 문제를 겪어 하루 평균 한 번씩 유지보수 요청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은 개선 중이며, 이 문제가 항공모함의 임무 수행 능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동에는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과 다목적 구축함 등 지난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군 자산과 병력이 배치된 상태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6일 오만에서 핵 협상을 진행한 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추가 협상을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없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이란에 대한 제한적 타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