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달 뒤 시진핑 만나는데…'관세 위법'에 협상력 '뚝'

3월 방중 앞두고 관세 위법 판결…中 협상 입지 강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2025.10.30 ⓒ 로이터=뉴스1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미국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한 달여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관세의 무기화에 제동이 걸린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협상력이 약화하면서 중국이 훨씬 강경한 자세로 무역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방중해 시 주석과 만난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집권 2기 첫 방중이자 작년 10월 부산 개최 이후 5개월 만의 미중 정상회담이다.

앞서 미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지난해 2기 행정부 취임 직후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와 중국·멕시코·캐나다를 상대로 한 '펜타닐(마약류) 관세'가 위법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는 하필 미중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나온 이번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협상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며, 간신히 안정을 되찾은 미중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은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관세 폭탄을 주고받다가 작년 10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부산 정상회담을 계기로 휴전에 돌입했다. 두 정상은 내달 말부터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 휴전 연장을 논의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 등을 활용해 관세를 지속하겠다고 천명했지만, 미국 최고 법원이 그를 대표하는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는 사실만으로 트럼프에겐 치명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정치학자는 "법원이 관세를 무효로 할 수 있게 되면서 관세를 활용한 트럼프의 협상력이 사라졌다"며 "트럼프의 힘이 약화함에 따라 중국도 이전보다 양보를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 스콧 케네디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 때문에 이미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며 "이번 관세 패배는 중국에 비치는 트럼프의 약점을 굳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중국의 부상을 인정하고 관계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국가안보전략(NSS)을 틀었다. 관세는 물론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와 중국산 드론(무인기) 통제에서도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이 진열 재정비에 들어갔지만 이번 판결은 미중 정상회담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산 제품 대량 구매와 에너지 수출 확대 등의 요구를 관철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