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원, 관세 위법 판결로 사법부 독립성 침해우려 불식"

잇단 친트럼프 판결 뒤집고 6대 3으로 '권한 초과'…보수 대법관도 등 돌려
"대통령 권한 남용" 명시…'출생시민권 제한' 등 향후 정책에도 영향 전망

워싱턴DC 소재 미국 연방 대법원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조치를 무효화한 판결을 통해 사법부의 견제 역할에 대한 우려를 불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1년간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으며 독립성 논란에 휩싸였던 대법원이 스스로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대법원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6대 3 다수 의견으로 결정됐고 보수 성향 존 로버츠 대법관이 판결문을 작성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 직접 임명한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 등 보수 성향 대법관 2명이 진보 성향 대법관 3명과 함께 다수 의견에 참여해 이념을 넘어선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5년 한 해 동안 대법원은 행정부가 제기한 28건의 긴급 요청 중 24건을 인용하며 △이민 △공무원 해고 △군복무 정책 등에서 정부의 정책 추진을 허용했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뉴욕대 법학전문대학원의 헌법 전문가 피터 셰인은 로이터에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트럼프의 모든 정책을 법적으로 감싸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존 유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로스쿨 교수 또한 "이번 결정은 대법원의 보수 다수가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무조건 승인한다는 좌파의 공격이 틀렸음을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법리적 문제에서 대법원이 대통령의 동기나 판단을 문제 삼지 않더라도 법률 해석에 관해서는 행정부의 행동을 용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반대표를 던진 대법관들을 "애국심도 없고 헌법에 불충하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공화당이 임명한 대법관들까지 비판하며 "법원이 외세에 흔들린 것 같다"라고도 발언했다.

로이터는 이번 판결이 향후 예정된 다른 주요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판결은 대법원이 대통령의 권한 확장에 제동을 걸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 첫 번째 본안 판결이다. 그만큼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오는 4월 1일 트럼프 행정부의 또 다른 정책인 '출생시민권 제한' 조치의 합법성을 두고 변론을 심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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