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위법 판결에 환영하면서도 신중…유럽, 불확실성 여전
EU·英 "대법원 판결 영향 평가"…캐나다 "관세의 부당함 입증한 판결
VDMA "다른 수단으로 관세 부과 가능"…백악관 "다른 관세로 대체"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린 후 전 세계 국가들이 미국의 다른 관세 부과 및 관세 환급 등을 놓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6 대 3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위법이라고 판결하며 1·2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부과한 근거인 1977년 제정된 IEEPA에 대해 대통령에 관세 부과할 권한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라프 길 EU 집행위원회 통상 담당 대변인은 "이번 판결을 주목하고 있으며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미국 행정부가 이번 판결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서양 양측의 기업들은 무역 관계의 안전성과 예측 가능성에 의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른트 랑에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위원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이번 판결을 환영하며 "판사들이 미국 대통령조차 법적 공백 속에서 행동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23일 의회 협상팀과 긴급 회의를 소집해 "현재 진행 주인 작업, 특히 위원회 표결과 관련한 잠재적 영향력을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영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상호관세율을 적용받고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과의 우호적인 무역 지위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이 영국 및 전 세계에 대한 관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기 위해 미국 행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상공회의소(BCC)의 통상 책임자인 윌리엄 베인은 "이번 판결이 기업을 둘러싼 불확실한 상황을 해소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 기업들이 이미 납부한 수입 관세를 환급받는 방법과 영국 기업들의 환급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의 철강 관세 인하 합의를 언급하며 "영국의 우선 과제는 가능한 한 관세를 인하하는 것이다.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어떠한 경쟁 우위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교역을 하는 단일 국가인 미국으로의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와 영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각각 15%와 10%로 인하했다. 특히 유럽의회 통상위원회는 오는 24일 무역합의를 승인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판결로 무역합의 이행 여부에 불확실성이 제기됐다.
한편 캐나다도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미국과의 협력을 시사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무역부 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판결은 IEEPA에 따른 관세가 정당하지 않다는 캐나다의 입장을 재확인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미국 및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USMCA)을 맺고 있어 상호관세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르블랑 장관은 "부문별 관세 조치의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여전히 지원을 필요로 한다"며 "캐나다는 국경 양쪽에서 성장과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캔디스 레잉 캐나다 상공회의소 회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에 대해 "미국 무역정책의 재설정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캐나다는 무역 압박을 다시 가하기 위해 더 직접적이고 강경한 새로운 수단이 사용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며, 이는 더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들 사이에서도 이번 판결 이후에도 계속될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관세의 환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독일 기계·설비제조협회(VDMA)는 이번 판결이 불확실성이 전혀 줄이지 못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법적 수단을 통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소형 완구업체 헌터의 최고경영자 제이슨 청은 "다른 모든 수입업자들처럼 우리도 환급을 신청할 것"이라며 "하지만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독일 화학산업협회(VCI)도 성명을 통해 "무역 정책의 혼란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무대로 옮겨갈 뿐”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로펌인 시들리 오스틴의 글로벌 중재·통상·정책 자문 부문 공동대표 테드 머피는 "관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다른 법적 근거 아래에서 부과될 뿐"이라고 말했다.
영국 로펌 프레시필즈의 나빌 유세프는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월요일부터 기업들이 우편으로 환급 수표를 받기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를 보다 명확한 법적 권한에 기반한 다른 관세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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