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트럼프 상호관세 위법 판결…韓 포함 무역합의 파장(종합)

재판관 6대3 "IEEPA 관세 부과 권한 없다"…환급 소송 뒤따를 듯
트럼프 2기 무역정책 타격 불가피,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확대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이창규 기자 =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교역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이날 6 대 3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부과한 근거로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활용한 것이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결론을 최종 확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2월 IEEPA를 근거로 중국, 멕시코, 캐나다를 상대로 소위 '펜타닐 관세'를 부과했다. 또 4월에는 IEEPA를 근거로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 거의 모든 교역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는데, 이후 한국은 미국과 무역협정을 통해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대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주 정부와 기업 등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 이어 최종심도 원고의 손을 들어줘 트럼프 행정부의 IEEPA에 근거한 관세 조치는 최종 위법 판단을 받았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에서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에 대해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헌법상 관세 부과 권한은 의회에 있으며, 대통령이 이를 단독으로 행사하려면 명확한 입법 근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IEEPA가 대통령에 수입 거래를 규제할 권한은 부여하지만, 관세 부과 권한까지는 포함하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이 IEEPA를 근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하면서 관세로 인해 징수된 금액은 환급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많은 환급 소송으로 이어져 극도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각 국가와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맺은 합의의 구속력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관세가 위법이라는 판결을 할 경우 환급해야 할 금액이 수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면서 언급해 왔다.

펜 워튼 예산모델에 따르면, 트럼프 관세로 인해 징수된 금액은 175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철강, 자동차 등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부과한 품목 관세는 이번 판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번 판결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심각한 타격과 글로벌 무역에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판결 이후에도 국가 안보 또는 불공정 무역 대응 등을 이유로 관세 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행정부와 보수 진영에서는 소송 패소에 대비한 '플랜B'로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등이 거론된다.

232조는 특정 수입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나 쿼터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으로, 철강·알루미늄과 자동차, 반도체 등 품목 관세의 법적 근거다.

무역법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이는 트럼프 1기 당시 대중 관세 전쟁에도 활용됐다.

338조는 미국 상품을 차별하는 국가의 수입품에 최대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이다. 1930년대 이후 사실상 사용된 적이 없는 '핵 옵션'으로 불리지만 IEEPA에 근거한 관세와 마찬가지로 소송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