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미국만 바라보지 않는다"…'트럼프 리스크'에 실리 챙기는 서방
EU, 남미·인도와 FTA 체결…영국·캐나다, 8년 만에 방중
유럽 내 미국 영향력 여전…"디커플링보다 디리스킹 진행"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후 전통적인 동맹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서방 동맹의 한 축인 유럽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미국의 대안을 찾으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EU는 지난달 남미공동시장(MERCOSUR)과 25년 간의 협상 끝에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또한 인도와도 FTA를 체결하면서 19년 간의 협상을 마무리했다.
EU의 좌장 격인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종속국이 아니라 파트너이자 동맹국이라며 대미 관계에서 확고한 원칙을 밝혔다.
또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중국과의 관계에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8년 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올해 답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관세로 인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캐나다도 마크 카니 총리가 8년 만에 캐나다 총리로서 중국을 방문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중국도 영국과 캐나다 국민을 대상으로 최대 30일간 무비자 입국을 발표하면서 양국의 행동에 화답했다.
EU와 캐나다 등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들의 이같은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미국 우선주의’가 부활한 데 따른 것이다.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핵우산에 의지하면서 방위비 지출을 줄이고, 경제 성장에 중점을 둘 수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출범 후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전쟁을 촉발한 데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 회원국들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자주국방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유럽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나토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로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 유럽에 관세를 부과하고, 무력 동원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럽이 미국과 그린란드를 두고 협상에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취소하고,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갈등은 완화됐으나 미국에 한 유럽의 불신은 깊어진 상태다.
그렇다고 유럽이 빠른 시일 내에 미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중국 등과의 관계에 나설 수는 없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의 키를 잡고 있는 데다 여전히 미국은 유럽의 최대 교역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기준 EU의 대미 교역액은 약 8650억 유로로 전체 교역의 약 17%를 차지했으며, 대중국 교역액은 7320억 유로로 약 15%를 차지했다.
특히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으로 유럽 안보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 중 하나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에 유럽이 경제 및 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의존에서 벗어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티코는 EU관계자들을 인용해 유럽의 행보는 (미국과의) 경제 및 전략적 관계를 완전히 끊는 ‘디커플링’(decoupling)이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를 ‘디리스킹’(de-risking)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yellowapoll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