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모더나 독감 백신 심사 거부…임상실험 설계 문제 삼아

"'백신 회의론자' 케네디 장관 관여는 없었다"

모더나 로고와 주사기. 2021.11.2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시험 설계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모더나가 제출한 독감 백신 심사를 거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DA 관계자는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모더나가 임상시험에서 65세 이상 환자에게 해당 연령대의 표준 치료법인 고농도 독감 백신을 투여해 그 효과를 비교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표준 치료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고 물으며 이는 "노인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FDA가 백신 자체에 대한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라면서, 회사가 더 젊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백신 심사 신청서를 다시 제출할 경우 이를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DA는 전날(10일) 저녁 모더나에 심사 거부 서한을 발송했다. 심사 거부 결정의 여파로 모더나 주가는 오후 중반 4% 하락했으며, 오전에는 최대 12% 하락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모더나 대변인은 FDA가 "18개월 전 연구 시작 당시 시험 설계를 적절하다고 승인했다"며 "업계는 미국인들에게 이익이 되는 장기 투자를 위해 일관되게 적용되는 명확하고 투명한 규칙에 의존한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분석가인 제프 미첨은 "FDA가 비교 기준과 성공적 결과 판단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모더나가 3상 연구에 표준 용량 독감 백신을 사용하기로 한 결정은 당시 시험 설계 시점에서는 타당했지만, 규제 기관의 변화가 있었고 현재 호흡기 백신에 대한 인식은 다른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결정에는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F. 케네디 보건복지부 장관이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는 지난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과 백신 자문위원회를 전원 해임했다.

그러나 FDA 관계자는 케네디 장관이 모더나 독감 백신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국가예방접종·호흡기질환센터장을 지냈던 데메트레 다스칼라키스 박사는 FDA가 심사를 거부해 "인플루엔자나 기타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플랫폼을 선택지로 잃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