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 '엡스타인 연루' 의혹 확산…양당 "러트닉 자진 사퇴해야"

2000년대 중반부터 거리 뒀다 했는데…2018년까지 연락 사실 문건에 드러나
공화 상원의원 "문서 내용 사실이면 대통령 위해서라도 물러나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0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구치소에서 사망하기 한 해 전까지도 그와 연락을 이어 왔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화·민주 양당에서 사퇴 요구가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ABC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 법무부가 추가로 공개한 300만 쪽 분량의 엡스타인 관련 수사 자료를 통해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 매수 등 성범죄 유죄를 인정한 뒤 2018년까지도 러트닉이 엡스타입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러트닉은 엡스타인의 옆집에서 10년 넘게 살았는데, 엡스타인이 유죄 선고를 받은 2008년보다도 전인 2000년대 중반에 이미 그와 거리를 뒀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 10월 팟캐스트 '팟 포스 원'에서는 "사회적으로든, 사업적으로든, 심지어 자선 활동으로든 그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적이 없다"며 "그 사람이 거기 있었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역겨운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엡스타인의 2011년 5월 1일 일정표에 포함된 한 이메일에는 러트닉과의 술자리 계획이 적혀 있었다. 2012년 12월 자 문서들에는 러트닉이 가족들과 엡스타인의 개인 섬을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달 러트닉과 엡스타인은 동일한 사업에 투자했는데, 이는 법원 문서로도 확인됐다.

상무부 대변인은 "러트닉 부부는 2005년 엡스타인을 만났고, 이후 14년 동안 접촉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 역사상 가장 훌륭하고 가장 변혁적인 내각을 구성했다"며 "러트닉 장관과 상무부를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 전체는 미국 국민을 위해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옹호했다.

그러나 토머스 매시 상원의원(공화·켄터키) 8일 CNN '인사이드 폴리틱스'에 출연해 "이 문서에 담긴 내용이 사실이라면 러트닉은 분명 (성 착취 범죄가 이뤄진) 그 섬에 갔다. 엡스타인과 함께 사업을 했다"며 "그는 답해야 할 것이 아주 많다. 하지만 솔직히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그냥 사퇴해서 상황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매시는 로 칸나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과 함께 법무부의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압박했고, 이후로도 법무부가 해당 사안을 투명하게 다루고 있는지 꾸준히 의문을 제기해 왔다. 매시와 칸나를 비롯한 의원들은 이날 법무부를 찾아 편집되지 않은 문서를 열람할 예정이다.

미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의원(캘리포니아)도 X(구 트위터)에 "러트닉이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거짓말을 해왔음이 분명해졌다"며 "러트닉은 사퇴하거나 해임돼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