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부총리 "반도체 생산 40% 美 이전 불가능"…美요구 일축
러트닉 美상무 "대만 생산 40% 미국으로 가져오는 게 목표"
대만, 365조 대미투자 약속했지만 "핵심기술은 대만에 남긴다"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이끌었던 대만 측 수석대표가 자국 반도체 생산 능력의 40%를 미국으로 이전하라는 요구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관세 인하와 대규모 투자를 골자로 한 미국과의 무역 합의가 지난달 15일 타결된 가운데 반도체 공급망 이전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동상이몽이 드러났다.
정리쥔 대만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격)은 8일 현지 매체 CTS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의 40% 혹은 50%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미국 측에 매우 분명히 알렸다"고 밝혔다.
정 부원장은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된 대만의 반도체 산업 생태계는 이전할 수 없다"며 이를 거대한 물밑 기반을 가진 '빙산'에 비유했다.
이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반도체 생산 능력 이전 압박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달 말 CNBC 인터뷰에서 "대만 전체 공급망과 생산의 40%를 미국으로 가져오는 게 목표"라며 만약 이것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대만에 1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었다.
지난달 15일 미국은 대만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0%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대만은 그 대가로 반도체 및 기술 기업들이 미국에 최소 2500억 달러(약 365조 원)를 직접 투자하고 정부가 추가로 2500억 달러의 신용 보증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대만은 대미 투자가 자국 산업의 이전이 아닌 확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 부원장은 "가장 진보된 기술 연구개발과 공정은 반드시 대만에 남을 것"이라며 '뿌리는 대만에 둔다'(根留臺灣·근류대만)는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과 인접한 대만에 첨단 반도체 생산이 과도하게 집중된 상황을 바꾸려 하고 있다. 반면 대만은 반도체 산업이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지키는 '실리콘 실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어 핵심 기술과 생산 기반의 해외 유출에 극도로 민감하다.
한편 미국과 대만이 서명할 '대만·미국 상호무역협정'(ART)은 대만 입법원(국회)의 비준을 거쳐야 최종 발효된다. 협정의 세부 내용과 미국의 지속적인 이전 압박을 둘러싼 갈등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past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