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러 스파이'였나…성매매 영상 협박해 정보 빼낸 정황
"러 정보기관과 협력해 서방 정치인·기업인에 미인계 가능성"
美법무부 공개 문건서 드러나…엡스타인·푸틴 회동 시사 언급도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법무부가 추가로 공개한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수사 기록에서 러시아 정보기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엡스타인이 '미인계'를 활용해 서방 주요 인사들로터 얻은 정보를 러시아 정보기관에 건넨 정황도 담겨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300만 페이지의 기록에서 푸틴 대통령은 1056번, 모스크바(러시아)는 9629번 언급됐다.
데일리메일은 이를 바탕으로 엡스타인이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나 재계 인사들에 대한 불리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 정보기관과 협력했고, 이를 러시아 정보기관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엡스타인은 표적이 된 대상에 여성을 접근시켜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는 미인계 작전을 활용했으며, 러시아 정보기관은 이러한 자료를 이용해 해당 인물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표적 목록에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 엘리트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정보기관은 엡스타인이 비행기를 이용해 러시아에서 많은 여성을 들여올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러시아 범죄조직과 오랫동안 연결돼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엡스타인이 러시아 성매매 여성을 유력 인사에게 접근시켜 성관계 영상을 찍은 뒤 협박하는 '콤프로마트' 작전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일부 문건은 엡스타인이 2008년 아동 성매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푸틴 대통령과 만났을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엡스타인이 받은 2011년 9월 11일 자 이메일에서는 신원 미상의 인물이 곧 있을 러시아 방문 중 푸틴 대통령과의 약속에 대해 논의했다.
이 인물은 "이고르와 통화했다. 그가 말하길, 당신이 지난번 팜비치에 있을 때 9월 16일 푸틴과의 약속이 있다고 말했고, 그가 당신보다 며칠 먼저 도착하도록 러시아행 티켓을 예약해도 된다고 했다"고 적었다. '이고르'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엡스타인은 2014년 일본 기업인인 조이 이토로부터 "리드(호프먼 링크드인 공동 창업자)가 일정을 바꿔 당신과 함께 푸틴과 만날 수 있게 일정을 바꾸도록 설득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이메일도 받았다.
이후 이토는 같은해 7월 17일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친러 반군이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를 격추해 298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푸틴과의 만남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회동 취소를 시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던 지난 2018년 6일 엡스타인이 러시아에 트럼프 대통령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그는 토르비에른 야글란 당시 유럽평의회 사무총장(전 노르웨이 총리)에게 메시지를 보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야글란은 이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보좌관을 만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소식통들은 이 정황이 엡스타인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초호화 생활을 즐긴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다고 데일리메일에 전했다. 다만 러시아가 엡스타인의 불법 활동과 직접 연관됐다는 문서상의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엡스타인이 러시아와 연줄이 있다는 주장은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다. 지난 2021년 탐사보도 기자 크레이그 앵커는 저서에서 러시아 대외정보국(FSB)이 엡스타인을 통해 유명 인사들을 협박할 자료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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