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트럼프 관세, 예상보다 충격 덜했지만 인플레 계속 주시"

"관세 실행 규모 작고 상대 보복도 없어…중간기업들 상당히 부담"
향후 소비자에 비용 전가 가능…"너무 이른 승리 선언은 안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정책 회의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는 예상보다 작았고 우려했던 보복도 없었지만 완전히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평가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28일(현지시간) 금리 동결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일종의 중간 성적표를 제시했다. 시장을 짓눌렀던 관세 공포에 비해 실제 경제에 끼친 충격은 아직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수시로 변하는 무역 환경을 어떻게 추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연준 직원들의 실시간 모니터링 능력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관세 충격이 예상보다 덜했던 첫 번째 이유는 실제 관세의 축소 적용이다. 파월 의장은 "실제로 시행된 (관세) 조치들은 처음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거나 위협했던 것보다 규모가 작았다"고 설명했다. 관세맨을 자처하던 트럼프의 거친 언행이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현실과 타협하며 축소 조정된 것이다.

관세 충격이 덜했던 두번째 이유는 보복이 없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과거 사례에 기반해 상대국의 보복 관세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국제적 보복이 없었다"며 "충격을 줄이는 데 중요했다"고 말했다. 무역 상대국들이 맞대응보다는 협상을 택하면서 '무역 전쟁 확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셈이다.

파월 의장이 꼽은 가장 흥미로운 점은 기업들이 비용을 부담했다는 것이다. 당초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도입되면 즉시 수입 물가가 오르고, 소비자물가(CPI)이 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관세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바로 반영하는 대신 마진을 줄이며 자체적으로 흡수했다. 파월 의장은 "소비자와 수출업자, 중간 기업 중 누가 비용을 댈지 몰랐는데, 데이터를 보니 중간 기업(Middleman)들이 비용을 상당히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월은 의장은 기업의 방파제 역할이 영원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들이 지금은 버티고 있지만, 나머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겠다고 꽤 강하게(pretty strongly) 예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당장은 물가가 튀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마진 압박을 견디다 못해 가격을 올리는 순간 '지연된 인플레이션'이 덮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계속 주시하며, 너무 일찍 승리를 선언하지 말아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관세 폭탄은 없어 다소 안도할 수 있지만 진짜 비용이 아직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았다는 현실을 신중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