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평화위원회' 공식출범…19개국 참여에 EU는 2곳뿐(종합)

다보스서 개최…트럼프 "역대 가장 중요한 국제기구 될 잠재력 지녀"
막강 권한의 '종신 의장'으로 유엔 대체 겨냥…유럽 주요국 등 서방국 불참

평화위원회 헌장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1.22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서울·런던=뉴스1) 윤다정 기자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성한 국제기구인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가 22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했다. 현재까지 19개국이 공식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이 중 유럽연합(EU) 회원국은 헝가리와 불가리아 2곳뿐이다.

워싱턴포스트(WP)·CNN·BBC·AF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평화위 출범식에서 "좋은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며 "유럽, 미국, 중동 등에 대한 위협이 정말로 누그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에 대해서는 "처리해야 할 불길이 약간 있지만 작은 일"이라며 "전쟁이 정말로 끝나가고 있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 2기 들어 8개의 전쟁을 종식했다고 재차 강조하며 조만간 또 다른 종전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종전을 놓고는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장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위는 역대 가장 중요한 기구가 될 잠재력을 지닌다. 거의 모든 나라가 참여를 원한다"며 지금까지 59개국이 참여했다고 주장했으나 확인되고 있는 곳은 약 20개국에 불과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평화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을 중재한 뒤 역내 재건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의장을 맡는 평화위 설립을 발표하고 약 60개국에 참여를 제안했다.

서방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 반미 진영 국가들도 평화위 초청장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출범식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약 20개국 대표단이 참석했으나 미국의 주요 서방 동맹들은 한 곳도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평화위는 당초 가자지구 전후 처리를 위해 설립됐으나, 그 범위가 다른 국제적 분쟁으로까지 확대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유엔(UN) 중심의 세계 질서를 대체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개된 평화위원회 헌장에는 가자는 언급도 없이 "분쟁의 영향을 받거나 위협받는 지역에서 평화를 구축한다"는 포괄적인 목표만 쓰여 있다.

트럼프는 "구성이 완료되면 우리는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유엔과 협력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평화위 헌장은 의장에게 위원회 산하 기구 설립과 해산 및 후임 의장 지명권은 물론 집행위원의 임명과 해임까지 강력하고 독점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회원국 과반의 찬성으로 결정된 사안조차 의장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막강한 권력의 초대 의장을 미국 대통령도 아닌 '도널드 트럼프'로 명시하고, 별도의 임기를 규정하지 않아 트럼프 자신이 '종신 의장'을 의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가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기구에 거액을 내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의 향방에 핵심적인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압박도 받고 있다.

의석을 제안받은 국가들의 전체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출범 첫해에 10억 달러(약 1조 4800억 원)를 내는 국가에는 영구 회원국 자격을 부여하는 파격적인 조건도 비판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회원국 자격에는 국가나 파트너가 자발적으로 기여하기로 한 범위를 넘어서는, 의무적 재정 부담은 전혀 수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알바니아 △이집트 △아르헨티나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바레인 △벨라루스 △불가리아 △헝가리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요르단 △코소보 △쿠웨이트 △몽골 △모로코 △파키스탄 △파라과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UAE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 외 초대를 받은 △호주 △오스트리아 △벨기에 △브라질 △캐나다 △중국 △크로아티아 △키프로스 △핀란드 △독일 △그리스 △인도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 △오만 △폴란드 △포르투갈 △대한민국 △루마니아 △러시아 △싱가포르 △스페인 △스위스 △태국 △우크라이나 △영국 등은 관망 중이다.

프랑스,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스웨덴은 거절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프랑스 와인에 20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