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불만 꺼낸 트럼프…그린란드 장악 의지 더욱 노골화(종합)
노르웨이 총리에 "순수하게 평화만 생각해야 한다는 의무 못 느껴"
'대서양 동맹' 붕괴 위기, 이번주 스위스 다보스포럼서 출구 찾기
- 류정민 특파원, 이지예 객원기자
(워싱턴·런던=뉴스1) 류정민 특파원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르웨이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사실과 그린란드 문제를 연결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발언은 그가 추진 중인 그린란드 장악 추진과 유럽 동맹국들에 대한 관세 압박을 정당화하는 맥락에서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인디펜던트,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가 8개 이상의 전쟁을 멈췄음에도 당신들 나라는 나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나는 더 이상 순수하게 평화만을 생각할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항상 평화를 최우선으로 하겠지만 이제는 무엇이 미국에 좋고 바람직한지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덴마크는 그린란드를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보호할 수 없다"며 "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위해 창설 이후 누구보다도 많은 일을 했다. 지금은 나토가 미국을 위해 무언가 할 때다. 우리가 그린란드를 완전히 장악하지 않는 한 세계는 안전하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왜 덴마크가 (그린란드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인가? 문서 기록은 없고 단지 수백 년 전 선박 하나가 거기 닿았을 뿐"이라며 "우리도 거기 상륙한 배가 있었다"라고 했다.
노르웨이 총리실은 AFP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서한이 진짜라고 확인했다. 스퇴레 총리는 "잘 알려졌듯 노벨평화상은 독립적인 노벨위가 수여하는 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등에게 이 점을 분명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가자지구 및 태국-캄보디아, 인도-파키스탄 분쟁 등 8개의 전쟁을 해결했다며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2025년도 노벨평화상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게 돌아갔다. 마차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독재 정권 축출에 감사하다며 지난 15일 백악관 방문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노벨평화상 메달을 선물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은 스퇴레 총리와 핀란드 대통령이 먼저 보낸 메시지에 대한 답신 형식으로 전달됐다.
스퇴레 총리는 노르웨이 정부와 핀란드 대통령 명의로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관세 부과 계획과 그린란드 장악 추진에 반대한다는 입장과 전화 회담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가 답신을 보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보낸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8개국이 자신의 그린란드 병합 계획에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고, 오는 2월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최근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이에 해당 국가들은 나토 틀 안에서 그린란드와 덴마크에 대한 연대를 확인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맞서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NBC와의 짧은 전화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를 강제로 병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인터뷰에서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한 트럼프는 노르웨이가 노벨 평화상 선정에 아무런 영향력이 없으며 결정은 전적으로 위원회에 달려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들이 뭐라고 하든 노르웨이가 모든 것을 통제한다"라고 반박했다.
유럽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방침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는 "그린란드 문제로 무역전쟁을 벌이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트럼프의 관세 위협을 비판했으며,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협박"이라고 평가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트럼프의 관세를 "실수"라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EU 27개 회원국 대사는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미국의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논의했다. 다만 EU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발표했던 상호관세처럼 우선은 긴장 완화를 시도하자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WP는 전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19~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면 회담을 통해 긴장 완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연설은 미 동부시간 기준 21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21일 오후 10시 30분)으로 예정돼 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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