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마가모자 쓴 그린란드인들 왜?…"미국 꺼지라는 뜻이에요"

트럼프 야욕에 반미시위서 "Make America Go Away" 외쳐
덴마크·그린란드 양쪽서 시위…"그린란드는 판매용 아냐"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시위자가 17일 '미국을 물러가게 하라'(Make America Go Away)라고 쓰인 모자를 쓰고 있다. 2026.1.17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시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7일(현지시간) 덴마크와 그린란드 전역의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BBC 방송 등이 18일 보도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곳곳에 빨간색 마가(MAGA) 모자를 쓴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통상 마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뜻하지만, 이들이 쓴 모자는 '미국을 물러가게 하라'(Make America Go Away)는 뜻이 담겨 있었다.

이들이 쓴 새로운 마가 모자는 덴마크에서 매진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시청 광장에는 시민 약 1만 명이 모여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 "그린란드에서 손 떼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덴마크령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시민들이 17일 거리로 나와 미국의 병합 시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6.1.17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마가 모자를 쓴 시위대는 코펜하겐 주재 미국 대사관까지 행진하며 그린란드의 자치권을 존중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수산네 크리스텐센은 NBC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린란드를 지원해야 한다. 우리는 덴마크인이고 그린란드인도 덴마크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도 주민 5000명이 시위에 동참했다. 이는 누크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도 직접 시위에 참여해 눈밭 위에서 국기를 들고 시위대와 함께 전통 노래를 불렀다.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주민 수천 명이 17일 거리로 나와 미국의 병합 시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6.1.17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시위가 한창일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 매입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2월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고, 6월 1일부터는 이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같은 관세 위협 소식에 현장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누크 시위에 참여한 말리크라는 시민은 AP 인터뷰에서 "오늘이 제일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더 나빠졌다"며 허탈감을 드러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계획은 미국 내에서도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가 지난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7%만이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에 찬성했다.

또 퀴니피액대가 지난 8~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대다수인 86%가 군사력을 동원한 그린란드 점령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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