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만 무역합의…5000억불 투자·보증에 상호관세 15%(종합)

직접투자·신용보증 각 2500억달러씩…상호관세는 한·일 수준으로
美반도체공장 짓는 중 생산능력 2.5배까지 품목별관세 면제…완공 후엔 1.5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C.C. 웨이 대만 TSMC CEO의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 계획 발표를 듣고 있다. 2025.03.04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이 대만에 적용하던 상호관세를 20%에서 15%로 내리기로 15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이를 대가로 대만 기술 기업들은 미국 내 반도체·에너지·인공지능(AI) 분야 생산 확대를 위해 2500억 달러(약 367조 원)를 직접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대만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무역 합의 타결을 발표했다.

대만 정부는 대미 직접 투자와 별도로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추가 투자 촉진을 위해 대만 기업들에 2500억 달러 규모 신용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대만과의 무역 합의에 따른 투자 유치 규모가 "총 5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무역 합의에는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해 온 반도체 품목별 관세와 관련한 일부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만 기업이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동안에는 생산능력 대비 최대 2.5배까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매겨지는 품목별 관세가 면제된다. 그 초과분에 대해서는 우대 관세율이 적용된다.

여기에는 반도체 웨이퍼와 패키징 재료, 제조 장비 부품, 테스트 장비 등 반도체 생산 관련 전 품목이 포함된다.

또한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완공한 대만 기업은 완공된 시설의 생산능력 대비 최대 1.5배에 해당하는 물량의 반도체를 관세 없이 미국으로 수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시설 완공 후 10년간 적용되며 추가 투자 시 연장이 가능하다. 미국 내 생산시설이 가동된 후에도 대만 본사와의 생산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근거해 반도체, 반도체 장비 및 파생제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왔으며, 이번 대만과의 합의에서 연급된 반도체 관세도 이에 따라 향후 부과될 관세를 의미한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고성능 반도체 칩 관세 부과 포고령을 통해 이와 관련한 조사가 완료됐음을 알리면서 "가까운 미래에(In the near future) 반도체 및 그 파생제품 수입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타결한 한미정상회담 팩트시트를 통해 향후 부과될 반도체 관세에 대해 다른 국가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합의했다.

한편 15% 상호관세는 한국·일본에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다. 의약품과 항공기 부품 등 일부 품목은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이번 협정의 중심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있다. TSMC는 이미 애리조나주에 165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투자를 더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기존에 발표한 6개 반도체 생산시설 외에 최소 4~5개 시설을 애리조나에 추가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만 가오슝에 위치한 TSMC 제조 공장. 2025.6.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애리조나 제1공장은 지난 2024년 4분기부터 4나노 공정 기반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시작했다.

제2공장은 지난해 구조물 건설을 마쳤고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진 2027년 말부터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는 미국의 반도체 자립을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트닉 장관은 "우리 목표는 대만 전체 공급망과 생산의 40%를 미국으로 가져와 반도체 생산에서 자급자족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TSMC가 애리조나 피닉스 공장 인접 부지 900에이커(약 110만 평)를 추가로 매입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이번 협정은 대만 의회의 비준을 거쳐야 발효된다. 또 의회 동의 없이 광범위한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미국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예정돼 있어 협상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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