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200칩 25%관세 매겨 中수출 허용…"곧 광범위한 반도체관세"(종합)

엔비디아 H200과 AMD MI325X 등 특정 고성능 칩 대상…'美수입 후 재수출'에 적용
中수출량 제한 등 조건 달아…'통관 금지설' 中정부 수입 승인 여부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어린이 건강을 위한 우유 공급 관련 법안 서명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14.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윤다정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H200 등 미국에 수입됐다가 중국 등에 재수출되는 특정 고성능 컴퓨팅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번 조치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 상무부가 수입 반도체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 평가를 마친 데 따른 것으로, 이번 특정 칩 관세 외에도 조만간 이를 바탕으로 수입 반도체 및 파생제품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추가 관세 부과 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포고문은 엔비디아 H200과 AMD의 MI325X 등 일부 반도체 상품의 중국 판매를 허용하는 조건을 담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판매 수익의 25%를 징수하는 조건으로 H200의 중국 판매를 허용하겠다고 밝혀 왔는데, 이를 관세의 형태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에 따라 대만에서 생산된 칩이 미국을 경유해 중국 등 최종 목적지로 향할 때 25% 관세가 징수된다. 엔비디아의 칩은 사실상 전량을 대만 TSMC에서 만들어 미국에 들여온 뒤 재수출하고 있다.

H200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관세가 모든 제품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구축과 연구개발, 스타트업 지원 등 자국 기술 공급망을 강화하거나 반도체 파생 제품의 국내 생산 능력을 높이는 목적으로 수입되는 칩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국 등 경쟁국으로의 수출에는 부담을 주되, 자국 기술 생태계 발전에 필요한 반도체 확보에는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포고문에 서명한 뒤 엔비디아 블랙웰과 루빈 등이 H200의 성능을 넘어섰다며 "이것(H200)은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히 좋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도 이를 원하고 다른 사람들도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기본적으로 그 칩 판매에서 25%를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200은 중국 시장 수출용으로 설계된 H20보다 고성능이며, H20과 달리 미국과 다른 시장에서도 판매되는 제품이다.

미 상무부는 이번 발표 하루 전인 13일 H200의 중국 수출에 허용한 허가 기준을 완화하는 조처를 연방 관보에 게재하며 사전 작업을 마쳤다.

공개된 신고서에는 △미국 내 공급 부족을 사전에 막기 위해 충분한 공급이 있음을 인증할 것 △파운드리 능력을 미국용 최신 AI 칩에 우선 배정할 것 △칩 구매 고객들은 충분한 보안 절차를 갖출 것 △출하 전 미국 내에서 독립적인 제3자 시험을 거쳐 칩의 사양을 확인할 것 등의 단서가 달렸다.

또 중국에 판매되는 반도체의 수량 상한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체 제품의 50%로 설정된다.

백악관 "수입 반도체 국가안보 영향 조사 완료…조만간 광범위한 관세 부과"

이번 25% 관세는 엔비디아 H200 등 일부 특정 반도체 칩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해 온 반도체 관세 부과와는 별개로 파악된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특정 컴퓨팅 칩 조치 시행' 팩트시트에서 "이번 조치는 상무장관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를 완료한 데 따른 것으로, 조사 결과 현재의 반도체, 반도체 제조장비 및 그 파생제품 수입량과 상황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가까운 미래에(In the near future)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및 그 파생제품 수입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이전에 발표했던 대로 이와 동반해 국내 제조업 장려를 위한 관세 상쇄 프로그램도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자급자족을 위해 자국산 AI 칩을 육성하려 하고 있는 만큼, 중국 규제 당국이 엔비디아 H200 칩 수입을 승인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필요한 경우에만 H200 사용을 승인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또한 해관총서가 H200의 통관 금지를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논평에서 "H200 수출 승인 권한은 완전히 미국 측 손에 달려있고 중국 수출 수량과 공급망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는 매출액의 25%를 징수할 예정인데 이는 특별히 중국만을 겨냥한 것으로 기술을 무기화하고 정치화하는 방식이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고임금 일자리와 미국 내 제조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이 경쟁할 수 있도록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상무부 검증을 거친 승인된 상업 고객에게 H200을 제공하는 것은 미국에 매우 유익한 신중한 균형을 이룬 조치"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자동차나 가전에 쓰이는 중국산 범용 반도체에 대해서는 0% 관세를 매긴 뒤 실제 관세 부과를 2027년 6월까지 18개월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