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멈춰" 트럼프, 이란 공격 보류…역효과 우려·병력 제약 감안

트럼프 "상황 지켜보겠지만 매우 긍정적인 설명 들어"
베네수 집중에 중동에 항모 부재…이란 보복시 역내 불안정 심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이란의 반정부 시위 사태와 관련해 "상대방 측의 매우 중요한 소식통들이 살인이 멈췄고, 처형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개입 시나리오를 일단 보류했음을 시사했다.

이란 내 미군의 군사작전 감행이 부를 이란의 보복 및 역내 불안정성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군사작전에 부정적인 부통령 등 측근 참모들의 설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모함 등 상당한 전력이 베네수엘라 대응을 위해 카리브해로 가 있는 점도 부담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에서 살해와 처형이 중단됐다는 정보를 방금 받았다. 지난 며칠 동안 많은 사람들이 오늘 처형이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오늘은 처형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소식통들이 전한 내용이 사실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군사 행동 가능성이 배제되었는지' 묻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을 지켜보고 절차를 살펴볼 것이지만, 상황을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설명을 들었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것 같은 움직임은 많았다. 외신은 미국의 중동 지역 핵심 군사 거점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서 이란의 일부 병력과 인원 철수가 진행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란 측의 반격을 고려한 선제 조치로 해석할 수 있어 미국의 대(對)이란 공격이 임박했다고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엔 이란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대에게 "도움이 곧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란에 있는 미국인들은 귀국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국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CVN-73)이 5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는 모습. <자료사진> 2025.11.5/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하지만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승인했다면 공격이 원활하게 이뤄졌을지는 미지수다. WP에 따르면 현재 미 해군 항공모함은 일본·남중국해·카리브해에 배치돼 있어 중동으로 신속히 이동시킬 수 있는 옵션이 없다.

현재는 카리브해에 있지만 직전까지 지중해에서 작전했던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가 재투입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배치 종료 시점이라 유지·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중동에는 연안전투함 3척과 구축함 3척, 총 6척의 미 해군 함정만 배치되어 있다. 반면 카리브해에는 12척이 가 있다.

이스라엘이 일으킨 지난해 6월 전쟁 당시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핵시설 파괴에 동참했던 미국은 이 지역에 풍부한 군사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항공모함과 이지스 전투 시스템을 탑재한 구축함이 없어 이 지역에 주둔한 미군을 보호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앞서 11일 이란은 미국이 공격할 경우 중동의 미군 기지, 해상 수송로 또는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경고 말고도 이라크 내 무장 단체 중 가장 호전적인 세력 중 하나인 카타이브 헤즈볼라도 미국의 공격 시 보복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들은 "이란과의 전쟁은 소풍이 아니다"라며, "일단 불이 붙으면 코가 땅에 박힐 때까지 꺼지지 않을 불길과 같으며, 너희는 탐욕스러운 대통령이 바라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미국에 경고했다.

이란의 상황도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 이란 주재 한 외교관은 이란 시위의 실제 진압은 이란혁명수비대(IRGC) 산하 바시즈 민병대와 보안군이 주도하고 있는데 IRGC는 안정적이며 균열이나 이탈도 없고, 이란의 체제 통제가 여전히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의 봉기가 또 다른 대규모 시위의 서막에 불과한지, 아니면 '끝'인지는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는데 이런 상황 역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주저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WSJ에 따르면 일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미국이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과 중동 지역 파트너 국가들의 방공 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다른 수단을 통해 여전히 이 지역의 미군을 방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란의 경제 붕괴라는 근본적인 원인이 여전히 존재하고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시위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어, 상황에 따라 또다시 미국이 이란 공격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