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습' 기운 트럼프, 아니라는 부통령…참모들도 의견 갈려
밴스 등 신중파 "'美가 시위 조종' 선동만 부추길 우려"
강경파 "이란 정부 핵협상 제안은 시간벌기 의도"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란의 전국적 반(反)정부 시위 사태 개입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공습을 하는 방향으로 기울어 있으나, 백악관 내부에서는 이를 '핵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3일 고위 참모들과 만나 이란 대응 선택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군사 공격, 사이버 공격, 제재 확대, 반정부 세력에 대한 온라인 지원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물가 급등과 경제난에 반발해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당국이 강경 진압에 나서자 개입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드러내며 압박을 강화해 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나, 이란을 공격하는 쪽을 선호하고 있다. 현재 중동에 배치된 항공모함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다면 폭격기, 전투기, 해군 자산 등을 배치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
그러나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일부 보좌진은 공습에 앞서 외교적 해법을 시도하자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공습이 '시위 배후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있다'는 이란 정부의 선동에 힘을 실어줄 우려도 전달했다.
이는 이란이 갑작스러운 핵 협상 제안이라는 카드를 던진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1일)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이란 지도부가 어제 전화했다"며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 그들은 협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회담 전에 우리가 행동(act)해야 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는데, 이는 군사적 선택지를 포함한 다양한 대응 방안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내 강경파들은 이란의 제안이 정권 유지를 위한 시간벌기에 불과할 뿐이고,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나선다면 현 정권을 교섭 상대로 인정한다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할 경우 이란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을 반복해 온 만큼, 실제로 공습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간의 경고가 공허해질 수 있다고도 본다.
이란은 미국이 공격할 시 반격에 나서겠다고 맞대응하고 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공정하고 동등한 권리에 기초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며 "그러한 대화가 가능하지 않다면 전면전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이란의 고위 관리나 군 인사 중 정권에서 이탈하거나 지도부에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인물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시위대에 대한 탄압은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노르웨이 기반 이란인권단체인 이란휴먼라이츠(IHR)에 따르면 이날 기준 18세 미만 아동 9명을 포함해 최소 648명의 시위대가 사망하고 수천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비공식적으로는 6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관측도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외교정책 프로그램 책임자인 이란 전문가 수잔 말로니는 "정권은 국제적으로는 더 약해지고 더 고립되겠지만, 미국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는 더 위험을 감수하며 국내에서는 더 위협적인 방향으로 움츠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진압 이후 일부 분열이 나타난다 해도, 정권의 핵심부는 이제 서로 뭉칠 유인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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