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연준 의장 3인방 "트럼프의 파월 수사는 신흥국 수준의 행태"
집권 공화당 상원의원들 가세…불안에도 S&P 사상 최고 경신중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전례 없는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법무부가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를 시작하며 연준의 독립성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전직 연준 수장들은 '신흥국 수준의 행태"라며 맹비난한 데 이어 집권 공화당의 중진 의원들까지 가세해 트럼프 행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재닛 옐런 등 전직 연준 의장 3인을 포함한 13명의 전직 경제 고위 관료들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파월 의장에 대한 법무부의 수사를 "검찰권력을 이용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유례없는 시도"로 규정했다.
특히 이들은 "이러한 방식은 기관이 취약한 신흥 시장에서나 볼 수 있는 통화 정책 결정 방식"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성명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정부에서 임명된 전직 재무장관들과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들도 대거 참여해 사안의 엄중함을 더했다.
일요일이었던 12일 파월 의장은 이례적인 영상 성명을 통해 법무부가 자신의 지난 6월 의회 증언을 문제 삼아 형사 조사에 착수했다고 공개했다. 당시 증언은 연준 본부 건물의 25억 달러(약 3조 3000억원) 규모 보수 공사에 관한 것이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조사가 "금리 결정에 대한 보복성 수사"임을 명확히 했다. 그는 "형사 기소 위협은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가 아닌 공공의 이익에 따라 금리를 설정한 데 따른 결과"라며, 건물 보수 관련 조사는 독립성을 파괴하기 위한 "구실(Pretext)"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또한 그는 "정치적 두려움이나 편향 없이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연준의 독립성을 파괴하려는 시도에 의구심이 없다"며, 이번 사안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차기 연준 의장을 포함한 모든 연준 관련 인물에 대한 인준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알래스카주의 리사 머코스키 상원 의원 역시 이번 수사를 "강압적인 협박 시도"라고 비난하며 틸리스 의원의 인준 거부 방침에 지지를 표명했다.
반면,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월은 자신의 일을 잘 못한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그가 범죄자인지 여부는 법무부가 찾아내야 할 답"이라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한편 연준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라는 전대미문의 사태에도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연준의 독립성 위기라는 거시적 악재보다 이번 주 발표될 물가 지표와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이날 S&P 500 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0.5% 상승하며 랠리에 동참했다. 장 초반 다우 지수가 50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긴장감이 돌기도 했으나, 투자자들은 곧 안정을 되찾았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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