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슈타포 ICE 폐지하라"…주말 美전역서 싱글맘 사살 규탄시위

미니애폴리스 30대 여성 총격 사망…'조지 플로이드' 사건 벌어진 도시
뉴욕·보스턴·워싱턴·시애틀·LA 등 곳곳 격렬 시위…트럼프 추가 요원 파견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열린 가운데, 한 시민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5.01.11.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단속 과정에서 세 자녀를 둔 30대 백인 싱글맘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 이후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과 ICE에 항의하는 시위가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 조너선 로스가 차량을 몰던 르네 니콜 굿(37)의 얼굴에 총을 3발 쏘아 살해한 사건이 벌어진 뒤, 미니애폴리스를 중심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주말 간 미니애폴리스 외 포틀랜드, 휴스턴, 샌안토니오, 오마하, 뉴욕, 보스턴, 워싱턴DC, 시애틀, 로스앤젤레스(LA) 등에서 시위가 전개됐다.

이번 사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굿이 로스를 차로 들이받으려 했다며 총을 쏜 일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사건을 담은 영상을 보면 로스는 차량 앞쪽이 아닌 운전석 쪽에 있었으며, 총격 직전 굿은 "괜찮다. 나는 당신에게 화나지 않았다"고 말하며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총격 직후 로스는 "망할 X"이라며 욕설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충격과 분노는 미니애폴리스에서 특히 격렬하게 분출됐다.

10일 오후 미니애폴리스 파우더혼 파크에서 시작된 집회는 이민자 거주 지역을 가로지르는 레이크 스트리트까지 여러 블록에 걸쳐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이민자를 환영하고 ICE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법 집행 당국은 미니애폴리스 공항 인근 연방 건물 밖에서 시위대에게 최루가스를 사용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소요 사태에 대비해 주 방위군 병력에 대비 태세를 취하도록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연방 요원들을 미니애폴리스로 파견했다.

ICE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해 온 제이컵 프라이 시장은 "우리는 미니애폴리스에서 트럼프의 혼란에 우리만의 혼란으로 맞서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 시위를 유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미니애폴리스는 지난 2020년 편의점에서 20달러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제압으로 목이 짓눌려 질식사해, 전국적 시위 사태를 부른 사건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또 다른 연방요원의 총기 사용 사건이 터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도 미 관세국경보호청(CBP) 소속 요원들이 총을 쏴 2명이 다친 사건에 항의하는 행진이 이어졌다. 주최 측은 참석자들을 이끌며 "ICE를 폐지하라"(Abolish ICE)라는 구호를 외쳤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활동가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 본부로 행진하기에 앞서 열린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2025.01.11. ⓒ AFP=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뉴욕시 로어맨해튼에서는 ICE 뉴욕 지부 사무소 앞에 시위대가 모여들었다. 참석자 다수는 굿 총격 사건에 충격을 받아 처음으로 거리에 나섰다.

애리조나 출신 대학생 리아 실버먼(20)은 "거리에서 벌어진 노골적인 살인과, 트럼프 행정부가 총격 사건에 대해 얼마나 빨리 자의적 서사를 구축했는지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내가 본 것에 실망하고 분노했음을 말하기 위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A 도심의 퍼싱 스퀘어에는 10일 밤 수백 명이 모여 ICE와 굿의 사망 사건에 항의했다.

루벤 가르시아(64)는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위급 상황을 알리는 신호인 '거꾸로 든 성조기'를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그는 "요점은 우리는 정말 화가 났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한 여성을 쏘았다"고 말했다.

maum@news1.kr